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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公기관 14곳중 10곳, 퇴직관료가 수장 꿰차

윤종성 기자I 2014.04.22 06:00:12

한국선급· 해운조합 등 민간기관까지 손뻗쳐

[세종=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진도 여객선 침몰 대참사를 계기로 해양수산부와 한국선급, 한국해운조합 등 산하 유관기관으로 이어지는 ‘해수부 마피아’들의 커넥션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해운업계 안팎에서는 ‘해수부 마피아’들이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비켜갈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오랜 기간 해양수산부 출신 퇴직 관료들이 해양 안전이나 운항을 담당하는 산하기관에 ‘낙하산’으로 내려가면서 엄격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21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선사를 대표하는 이익단체인 해운조합에서 (관리를) 해왔다는 것이 구조적으로 잘못된 것이 아니겠느냐. 해양수산 관료 출신들이 38년째 해운조합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것 또한 서로 봐주기 식의 비정상적 관행이 고착되어 온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질타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21일 현재 해양수산부 퇴직 관료들은 산하 공공기관 14곳 중 10곳에서 사장 자리를 꿰차고 있다. 보안공사 사장 등 극히 예외적인 일부 자리를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자리를 독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한국선급, 한국해운조합 등 유관기관장 자리 역시 해수부 퇴직 관료들의 몫이다.

▲좌측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 김춘선 인천항만공사 사장, 선원표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 박종록 울산항만공사 사장, 곽인섭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 방기혁 한국어촌어항협회장, 임광수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장, 류영하 항로표지기술협회장, 정형택 한국해양수산연수원장, 부원찬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1984년 사무관 특채로 공직에 입문한 뒤, 해수부에서 홍보관리관, 안전관리관 등을 역임했다. 국토해양부에서는 해사안전정책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 등을 맡은 뒤 2012년 부산항만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행정고시 21회 출신인 김춘선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 국토해양부 물류항만실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이후 2012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2011년 인천항만공사 사장에 올랐다.

선원표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은 해수부 감사관 출신이다. 이후 1급인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을 역임한 뒤 올해 사장에 취임했다. 박종록 울산항만공사 사장은 행시 25회로 공직에 입문, 해수부에서 국제협력담당관, 해양환경기획단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국토해양부 해양정책국장을 거쳐 2011년 사장에 취임했다.

박 사장과 행시 동기인 곽인섭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은 국토해양부에서 물류정책관, 물류항만실장 등을 역임한 인물. 2011년 공단 이사장에 올라 벌써 4년째다. 부원찬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은 해수부 감사담당관, 여수지방해양항만청장 등을 역임한 뒤 곽 이사장과 같은해 취임했다.

정형택 해양수산원장은 1985년 공무원 특채로 공직에 입문한 인물. 해수부와 국토해양부에서 해사안전정책팀장,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심판관 등을 역임했다. 류영하 항로표지기술협회장은 해양수산부 총무팀장, 연안계획과장을 역임하고 2011년 이사장에 취임했다.

임광수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장, 방기혁 한국어촌어항협회장 등도 해수부와 농림수산식품부 등에서 1급을 역임한 해수부 고위공무원 출신이다.

14곳의 공공기관장 자리 중 해수부 출신이 꿰차지 않은 곳은 4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범 해수부로 볼 수 있는 산하 국립 연구소 출신들이 수장을 맡고 있다. 강영실 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은 국립수산과학원, 강정극 해양과학기술원장은 한국해양연구원 출신이다.

해수부와 연관이 없는 산하 기관장은 연규용 부산항보안공사 사장, 최찬묵 인천항보안공사 사장 등 2명 뿐이다. 이들은 대통령실 경호처 출신이다.

해수부 퇴직관료들은 한국선급, 한국해운조합 등 해양 안전 및 운항을 담당하는 민간기관에도 진출해 있다. 선박 운항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해운조합은 해수부 관료들의 대표적인 ‘재취업’ 자리다. 현직인 주성호 이사장 등 지금껏 12명의 이사장 중 10명이 해수부 출신이다.

정부에서 선박 검사를 위임받은 한국선급도 해수부 퇴직 관료들이 많이 가는 대표적인 기관이다. 1960년 출범한 민간 사단법인이지만 11명의 회장 중 8명이 해수부 관료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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