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맛피아 모짜렐라버거 먹어보니
기존 제품에 권성준 셰프 레시피 접목
"수제버거인 줄" 담백·상큼한 맛 일품
하루에 9만개씩 팔려...매장선 품절 행렬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 서울의 한 롯데리아에서 나폴리맛피아 모짜렐라버거를 주문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대두분의 매장에서는 제품이 품절 상태다. (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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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러운 곽에 담긴 모습이 평소 내가 알던 롯데리아 햄버거가 맞나 싶다. 체다 치즈가 올라간 브리오쉬 번(빵)을 보면 마치 유럽 수제 버거를 연상케 한다. 한입 베어 물면 비프 패티가 양상추 소스와 어우러지며 상큼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 샌드위치와 피자를 잘 섞어놓은 느낌이다. 근래 롯데리아가 내놓은 신제품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이다.
최근 롯데리아에서 연일 품절 사태가 이어지는 제품이 있다. 바로 ‘나폴리맛피아 모짜렐라버거’다.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 ‘나폴리맛피아’로 출연해 우승한 권성준 셰프와 개발한 메뉴다. 기존 롯데리아의 스테디셀러인 ‘모짜렐라 인 더 버거’에 권 셰프의 특별 레시피(조리법)를 접목했다. 올해는 모짜렐라 인 더 버거 출시 10주년이기도 하다.
입소문을 타면서 제품은 이제 구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매장을 가도 재료 소진으로 주문할 수 없는 경우가 빈번하다. 배달앱(애플리케이션)에서도 대부분 매장이 품절 상태다. 권 셰프에 대한 관심과 제품의 독특함이 인기 요인으로 풀이된다. 제품은 이탈리아산 모짜렐라 치즈 패티를 주원료로 활용하고 향긋한 허브향을 내는 향신료 바질을 넣은 것이 특징이다.
| (왼쪽부터) ‘발사믹 바질’과 ‘토마토 바질’의 모습. 토마토 바질에는 토마토가 없고 볼로네제 소스 등으로 토마토 맛을 냈다. (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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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맛피아 버거 구매에 도전해 봤다. 주말 점심시간 서울 마포구 인근 매장 대다수는 모두 품절 상태였다. 롯데리아는 그동안 ‘오징어얼라이브버거’, ‘왕돈까스버거’ 등 신메뉴들을 꾸준히 출시해왔다. 하지만 이렇게 품절 사태까지 나타났던 신메뉴는 근래 처음이다. 월드컵경기장 홈플러스점 푸드코트의 롯데리아까지 찾아가서야 제품을 주문할 수 있었다.
제품은 총 두 가지다. 토마토 소스를 강조한 ‘토마토 바질’과 발사믹 식초의 산뜻함을 내세운 ‘발사믹 바질’이다. 가격대는 높은 수준이다. 단품 기준 8900원, 음료와 디저트를 같이 주는 세트는 1만 1000원이다. 롯데리아에서 가장 비싼 한우불고기버거(8600원)보다 비싸다.
제법 풍성한 구성에 놀랐다. 양상추가 풍성하게 들어가 밖으로 흘러나올 정도다. 전반적으로 이탈리아의 카프레제(카프리식) 샐러드 콘셉트를 흉내 내려 한 것 같다. 발사믹 바질 제품을 먹으면 이런 느낌이 더욱 두드러진다. 프레시한 햄버거의 느낌을 잘 살렸다. 토마토 바질은 실제 토마토 토핑은 없지만 볼로네제 소스를 발라 브런치나 피자를 먹는 것 같은 맛이다.
| (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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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티와 번, 모짜렐라 치즈와의 조합이 좋다. 모짜렐라 치즈가 쭉 늘어나는 것도 먹는 재미를 더한다. 특히 번의 식감이 쫄깃하고 부드럽다. 위에 붙은 체다 치즈가 고소한 풍미를 높여준다. 번을 먹는 것이 아니라 피자의 도우를 먹는 것 같다. 그만큼 이탈리아의 느낌을 잘 버무려 냈다. 롯데리아뿐 아니라 기존 햄버거에서 쉽게 맛보지 못한 독창적인 맛이 있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바질을 내세웠지만 그 맛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살짝 스쳐 지나가는 수준이다. 번이 쫄깃한 것은 좋지만 단단하지 않아 내부 구성물이 쉽게 흐트러지는 것도 단점이다. 만원을 넘어가는 가격도 부담이다. 이 정도면 다른 브랜드 제품을 먹을까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산뜻하기는 하지만 불맛이나 매운맛 등 묵직한 한방이 있는 것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한번은 기다려서라도 먹어볼 만한 제품이다. 버거킹과 같은 헤비한 햄버거에 질렸다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제품은 지난 16일 선보인 이후 일주일 만에 45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구매자의 78%가 2030세대였다. 같은 기간 롯데리아의 매출도 전년대비 33% 증가한 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주말인 18∼19일 양일 매출이 100억원으로 나타났다.
| (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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