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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이데일리가 ‘5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에 앞서 국내 증권사 7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월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비 2.8%(중간값)로 집계됐다. 전망대로라면 지난 4월(2.9%)에 이어 두 달 연속 2%대 물가를 기록하게 된다.
물가상승률은 2022년 7월(6.3%) 정점을 찍은 뒤 추세적으로 내려 지난해 7월 2.4%까지 내렸다. 그러나 8월(3.4%)부터 바로 반등, 10월(3.8%)까지 상승폭을 키우다 다시 둔화해 올 1월(2.8%) 6개월 만에 2%대로 진입했다. 하지만 농산물 가격,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2월(3.1%)과 3월(3.1%) 다시 3%대로 오르다 4월(2.9%) 재차 2%대로 내렸다.
물가는 한 달 전보다 0.2%(중간값)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4월 국제유가가 올랐던 부분이 시차를 두고 수입물가 등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다. 국제유가는 지난달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비교적 안정되면서 안정세를 보였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지난달 배럴당 평균 84.04달러를 기록해 지난 4월(89.17달러)보다 안정됐다. 다만 4월 전월비 5달러가량 오른 것이 뒤늦게 반영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4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비 1.8%를 기록해 연초 이후 완만한 반등 추세를 이어갔고, 4월 국제유가의 전월비 상승세가 이어졌던 것과 원·달러 환율이 월평균 1360원대 후반을 기록한 영향으로 수입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비 2.9%로 높아졌다”며 “관련 영향이 5월 물가상승률에 영향을 미쳐 전월비 상승률이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최근 주거비 상승세가 물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단 시각도 제기됐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주택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사람들이 거주를 해야 하면 전세 쪽으로 많이 몰릴 수밖에 없다”며 “수개월 전부터 전세값이 오른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9~12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지난달부터 집세 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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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앞으로 공급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물가는 추세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의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6%(중간값)으로 한국은행 전망과 동일했다. 관건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기후 변화에 따른 에너지, 농축수산물 가격 변동성이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근원물가를 보면 수요 측 요인은 계속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급 쪽에선 유가는 정확한 예측이 어렵고, 농산물도 여름 기상 여건에 따라 왔다갔다 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한은은 공급 측면 리스크에 유의하면서도, 물가가 하반기 중 2.5%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조사국은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단기적으로 국제유가와 농산물가격 움직임에 따라 물가상승률이 매끄럽지 않은 흐름을 나타낼 수 있다”며 “하반기 중에는 지난해 농산물가격과 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작용하면서 2.5%를 밑도는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여부에 따라 물가 둔화세가 더뎌지는 경로가 나타날 수 있단 분석도 나왔다. 이승훈 연구위원은 “아직 정부가 결정 내리지 않았지만 전기가스 요금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3분기부터 그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