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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비닐하우스 대신 유리온실을 선택한 건 재배 환경을 더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유리로 된 천장을 센티미터 단위로 조절해 재배에 가장 중요한 일조량, 온·습도, 이산화탄소(CO2) 공급량을 최적화할 수 있다. 박 대표는 “10가지 이상의 스마트 시스템을 활용해 환경변수 등을 관리하면서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설의 경우 10a(약 300평)당 평균 3080㎏의 딸기를 생산하는데, 박 대표는 같은 면적에서 5590㎏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올린 매출은 12억원이다. 박 대표는 “이제 목표하는 생산량의 80% 수준에 도달했다”며 “올해 매출 목표는 15억원”이라고 강조했다.
딸기는 최근 동남아 등에서 큰 인기를 끌며 신선농산물 수출 주력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05년 440만 달러에 불과했던 딸기 수출액은 지난해 5859만 달러로 늘었다.
딸기 수출이 급증할 수 있었던 건 국내에서 품종 교배 등을 통한 개발의 성과다. 20년 전만해도 딸기는 대부분 일본 등 외국 품종을 들여와 농사를 지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05년 국내 딸기 품종 보급률은 9.2%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국내에서 품종 교배 등을 통해 설향, 금실, 알타킹, 하이베리 등 한국산 신품종 프리미엄 상품이 생겨나면서 점차 시장이 커졌다. 2021년 기준 국내 딸기 품종 보급률은 96.3%를 넘어섰다.
게다가 딸기 전용 항공기 운영을 통해 홍콩·싱가포르 등지로 신선한 딸기를 수출할 수 있었다. 박 대표는 향후 뉴질랜드의 키위 협동조합 ‘제스프리’처럼 글로벌 딸기 브랜드를 육성하려는 당찬 포부를 갖고 있다.
딸기 수출이 더 늘어나려면 소작농이 많아 제각각인 딸기 품질을 균일하게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박 대표는 “해외 바이어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균일한 딸기를 대량으로 납품하는 것”이라면서 “국내에서는 단일 농장에서 하루에 1000박스도 생산하기 힘든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 대표는 프랜차이즈 농장을 내려는 구상도 갖고 있다. 그는 “농사를 배우고 싶어하는 청년들을 직원으로 채용해 딸기 농사 기술을 전수하고, 독립할 수 있도록 ‘인턴 농부’를 받고 있다”며 “청년들이 숙련되기 위해선 최소 2~3년이 걸리는데, 정부가 정책지원을 늘려준다면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 지원: 2023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