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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증시가 기업이익 성장세 둔화, 금리 상승, 인플레이션 등에 변동성이 짙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분산투자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기보다 나눠 담아야 할 때란 것이다.
증권사들은 주식에 대해 여전히 기대 수익률이 높지만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고배당과 리츠 등 인컴(income·정기적인 수입)형 투자 비중을 높이거나 추가 자금 투입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봤다. 금리 상승 시 비트코인이 위험회피 수단으로 떠오를 수 있지만 높은 변동성을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따른다.
◇ 증권사 80% “증시 외 자산배분 필요”…주식은 ‘인컴’ 늘려야
자산배분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증권사 중 4곳(80%)은 채권, 달러나 금, 원자재를 추천했다. 대신증권은 “국채금리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어 당장은 달러를 중심으로 한 유동성 확보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인플레이션과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정상화 속 채권, 달러에 대한 비중을 늘려가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단기적 헤지 수단으로 원자재 등 실물자산 비중 확대 추천한다”고 전했다.
주식 투자 접근이 유효하다고 본 증권사들은 모두 구조적 성장이 보이는 종목에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박스권 증시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에서다. 모멘텀 둔화에도 내년에 급격한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고, 소비와 투자 확대에 따라 경기 소순화 사이클의 회복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다른 자산 대비 주식 기대 수익률이 우위일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자금 투입에는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시중금리 상승 시 주가는 이익에 의해서 결정된다”며 “금리가 상승하면서 증시 내 이익 증가,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아질 수 있는 국가나 업종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주와 가치주를 보란 조언도 나왔다. NH투자증권은 “기업 이익 피크, 금리 상승, 인플레이션에 금융주·가치주가 수혜를 받지만 성장주·배당주는 상대적으로 성과가 부진할 수 있다”며 “다만 현재의 물류 대란 등 공급망 혼란이 지속될 경우에는 성장주의 성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코스피 3300포인트 이상에서는 ‘매도’, 2900포인트 이하에선 ‘매수’ 전략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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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증시 외 자산군(채권, 금, 달러, 원자재, 비트코인 등) 중 원자재를 추천한 곳은 10곳 중 4곳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원유, 천연가스와 같은 에너지원부터 알루미늄, 구리, 아연 등 광물까지 원자재 전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이는 또 다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도미노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인플레의 직접적인 수혜가 가능한 원자재 편입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원자재는 변동성 노출에 따라 자산 선별 과정이 필요하다. 원유, 산업금속, 목재, 농산품 비중 확대 전략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친환경 전환에 필요한 알루미늄, 구리 등 일부 원자재 수요는 견조하다”고 했다.
리츠와 채권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리츠는 물가와 성장에 민감하게 작용하는 자산군으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은 “리츠를 포함해 부동산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키움증권은 미국 장기 국채 접근을 제시하며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중장기적인 달러 가치의 강세 전망에 기인한다”며 “연준 긴축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지면 미국 장기 국채 금리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올해 연말부터 내년까지 ‘달러→미국채→위험자산’ 순으로 보유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내년 상반기까진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하반기엔 위험자산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은 “내년 상반기까지 달러 중심의 유동성을 확보한 후 올 연말 이후 경기 둔화 본격화 속 국채금리 상승이 제한되면 미국 국채 투자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며 “내년 하반기엔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예상돼 위험자산을 확대가 유효하다”고 말했다.
◇ 비트코인, 통화정책 정상화 속 관심…변동성 감안해야
비트코인에 대해선 증권사 10곳 중 2곳이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키움증권은 “통화정책 정상화 속 비트코인 비중을 늘리는 것도 적절하다고 본다”며 “비트코인은 선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출시된 만큼 현물 코인에 비해 변동성이 안정적일 전망으로, 자산배분 관점에서 알파를 낼 수 있는 수단으로 성장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삼성증권은 “실질금리가 상승하면 비트코인이 위험회피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지만, 암호화폐의 높은 변동성을 감안하면 지극히 낮은 비중으로 편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은 “비트코인은 금리 상승 시 피해가 예상돼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