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소위 첫날인 22일 여야는 대부분 사업 감액을 의결하지 못하고 줄줄이 보류하는 등 난항을 거듭했다. 국회는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에서 이미 3조9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예산을 순증액했다. 보류된 예산은 회의록조차 남지 않는 비공개 회의인 ‘소(小)소위’에서 심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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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주요 사업을 의결하지 못하고 줄줄이 보류한 것은 사업 예산 원안 유지를 요구하는 정부·여당과 단기 일자리 예산 전액 삭감을 요구하는 야당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아서다.
이날 심사 대상에 오른 20여건의 사업 중 여야가 합의한 것은 산림청 소관 ‘숲가꾸기 바이오매스 수집단’ 예산을 원안대로 하기로 한 1건 뿐이었다. 야당은 ‘바이오데이터 인력양성 사업’(150억원), ‘디지털 전환 지원 사업’(186억원), ‘지식베이스 구축 사업’(975억원) 등 대부분 일자리 사업에 대한 전액 삭감을 요구했으나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는 원안 유지를 주장했다.
예결위 국민의힘 간사 추경호 의원은 “정부에서 감액하겠다는 뜻이 전혀 없다”며 “국회에서 문제제기를 한 부분에 대한 뜻을 정리해야지, 정부 편성대로 ‘원안 유지’만 말하니 진전되지 않고 보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래가지고 3월 본회의에서 되겠나. 4월, 5월 가도 안되겠다”며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소속 정성호 예결위원장도 “소(小)소위를 하게 되면 소위의 기능이 무력화되는 것”이라며 기재부를 향해 “‘원안 유지’라고만 하지 말고 감액 지적에 관해선 깊이 고민해 안을 가지고 와달라”고 당부했다.
여야는 조정소위 첫날 심사 범위를 두고도 충돌했다. 국민의힘이 요구한 단기 일자리 사업 감액 요구에 정부 부처가 응하지 않자 회의를 산회하고 야당 내부 대책 회의 시간을 갖겠다고 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밤 늦게까지 심사를 계속해야 24일 처리 일정을 맞출 수 있다고 맞섰다.
박홍근 의원은 “여야 원내지도부가 24일이라는 처리 일정을 잡았는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최대한 심사해야 한다”며 “저녁 7시에 심사를 마무리하자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 3분의 1 밖에 못 했는데 23일에 마친다는 보장이 있나”고 비판했다. 추경호 의원은 “야당의 지적에 한치의 후퇴도 없이 (정부가) 원안 유지를 강하게 이야기하는데 무슨 진지한 진행이 되느냐”며 “새로 추가 재원이 필요하니 삭감 재원이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도 시종일관 원안유지를 외친 들 무슨 검토 실익이 있나”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