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자궁경부암은 우리나라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선진국에 비해 약 2배 정도 많이 발생하고, 매년 4000여명 정도가 새롭게 진단되며, 하루 평균 3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다.
조기검진과 예방접종으로 인해 자궁경부암 발생률이나 사망률이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젊은 층 위험도와 사망자 수는 증가하고 있다. 자궁경부암 사망 통계에 따르면, 최근 6년간 35세 미만의 젊은 여성 자궁경부암 사망자 수가 2.4배 급증했다.
그 이유는 젊은층일수록 자궁경부암 중 발견이 어렵고 치료가 쉽지 않은 ‘선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자궁경부암은 암이 생기는 위치에 따라 바깥쪽의 편평세포암과 안쪽의 선세포암(선암)으로 나뉘는데, 선암은 일반적인 검사로는 발견이 어렵고 더 치명적이다.
또한 재발이 잦고 환자 생존에 미치는 위험도가 편평세포암의 1.6배에 달한다.
특히 35세 미만 젊은 여성 자궁경부암의 30% 이상은 선암으로 알려져 있는데, 2009년 전체 여성 자궁경부암 중 선암의 비율이 13.8%임을 감안하면 젊은 여성 자궁경부암 선암의 비율은 2배 가량 더 높다.
김승철 이대여성암병원 부인종양센터장은 “젊은 여성 자궁경부암에서 선암의 비율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며, “선암은 편평세포암과 비교할 때 재발률이 2배 이상 높고 암의 진행이 빨라서 예후가 나쁘다”고 설명했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해 발생한다. HPV 감기 바이러스처럼 흔한 질환으로, 주로 성적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HPV 감염의 대부분은 임상 증상이 없으며 일시적 감염상태로 있다가 90% 정도는 2년 이내에 자연 소멸된다. 하지만 자연 소멸되지 않는 발암성 HPV에 지속적으로 감염되면, 자궁경부암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편평상피암은 자궁경부 피부 세포층이 조금씩 바뀌다가 피부세포층이 100% 변형된 상피내암을 거쳐 자궁경부암이 된다. 반면 선암은 이런 과정없이 상피내암에서 자궁경부암으로 빨리 암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위험하다.
김 교수는 “선암은 발전 속도가 빠른데다 세포검사만으로는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선암 예방을 위해 백신접종이 필요하다”면서 “자궁경부암 백신에는 ‘서바릭스’와 ‘가다실’이 있는데 두 가지 백신 모두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인 16, 18형에 대해서는 100% 가까이 예방하고, 서바릭스의 경우 HPV 유형에 상관없이 전체 자궁경부암 전 단계를 93%까지 예방효과가 있다고 보고됐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부인종양학회에서는 9~26세에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을 권하고 26~55세 여성에서는 위험 요인에 따라서 접종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HPV 감염에 노출되기 전 청소년 시기에 접종하는 것이 면역반응이 우수하므로 15~17세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