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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업체나 신혼여행을 결정하는 일부터 맞지 않았어요. 회사 특성상 휴가를 길게 쓰지 못해 가까운 곳으로 신혼여행을 갔으면 했지만 여자친구는 긴 일정으로 유럽을 가길 원했어요. 예물도 본인이 원하는 것이 너무나 확고해서 저희 부모님도 당황스러워 할 정도 였고요. 그럼에도 좋은게 좋은거라고 되도록 맞춰 주려고 했지만 집 문제에서 갈등이 폭발했습니다.
저는 부모님의 도움으로 아파트 전세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여자친구는 직장생활을 오래 한 제가 전세 밖에 마련하지 못했다면서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렸고, 급기야 결혼식을 미루자고 했다가 저와 장인장모의 설득으로 다시 결혼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예정대로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을 떠났지만, 아내는 비행기에 타자마자 뭐가 불만인지 입을 다물고 대화를 거부했습니다. 신혼여행 첫날 아내는 혼자 쇼핑을 하다가 늦은 밤 호텔방에 들어왔다 다시 나갔고, 신혼여행 기간 내내 아내를 달래려는 제 연락을 모두 차단했습니다. 심지어 신혼여행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아내는 일방적으로 한국으로 귀국한 후 헤어지자는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결혼사기를 당한 것처럼 저는 황당할 뿐입니다. 저는 아내를 상대로 법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 결혼식까지 올렸는데 혼인신고를 안 했다면, 법적으로 부부인가요?
△안은경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우리 법은 원칙적으로 혼인신고를 해야 법률상 부부로 봅니다. 결혼식을 올렸고 양가 가족과 하객 앞에서 부부가 되기로 약속했더라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법률혼은 아닙니다. 다만 법률혼은 아니더라도 사실혼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경우는 있습니다. 사실혼은 단순히 결혼식을 했는지가 아니라, 두 사람이 부부로 살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실제로 부부공동생활을 했는지가 중요합니다(대법원 98므961판결 등).
사연처럼 결혼식은 올렸지만 신혼여행 도중 관계가 파탄났고, 신혼집에서 함께 생활한 기간도 거의 없다면, 부부공동생활이 사실상 개시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실혼이 성립했다고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 아내가 신혼여행 중 일방적으로 연락을 차단하고 먼저 귀국했다면, 위자료 청구가 가능할까요?
△안은경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가능성은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마음이 변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위자료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에게 혼인관계를 파탄 낸 책임이 있는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사연에서는 두 사람이 이미 결혼식을 올렸고 신혼여행까지 떠났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특별한 설명 없이 대화를 거부하고 연락을 차단하고, 신혼여행 기간 중 일방적으로 귀국한 뒤 문자로 헤어지자고 통보했습니다. 이런 사정이 사실이라면 남편 입장에서는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내에게 정당한 사유가 없었다면 남편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해 볼 수 있습니다.
-결혼식 비용, 신혼여행 비용, 예물 비용도 돌려받을 수 있나요?
△안은경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청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혼인이 성립될 것을 전제로 지출한 비용인데, 상대방의 책임 있는 사유로 혼인이 단기간에 무산됐다면 비용을 지출한 당사자는 파탄에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결혼식 및 혼인생활의 준비에 소요된 비용을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결혼식장 비용,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비용, 청첩장, 신혼여행 비용, 혼수 준비비, 신혼집 준비 과정에서 든 비용 등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예물이나 예단은 혼인이 성립될 것을 전제로 주고받은 것, 즉 혼인의 불성립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증여로 보기 때문에 혼인이 성립하지 않거나 그에 준하는 단기간 파탄의 경우 원상회복, 즉 반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단순히 지출한 비용이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손해가 발생했는지, 그 돈이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비용인지가 인정돼야 합니다. 과실상계에 따라 책임 인정 범위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결혼사기’라고 볼 수 있나요?
△안은경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사연자 입장에서는 결혼사기를 당한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법적으로 사기라고 하려면 처음부터 돈이나 재산상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혼인을 가장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합니다. 단순히 결혼 후 마음이 바뀌었다거나, 결혼 준비 과정에서 조건이 맞지 않아 갈등이 생겼다는 정도로는 사기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처음부터 혼인 의사가 거의 없었고 예물이나 금전적 이익을 받을 목적으로 결혼을 진행했다는 사정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가의 예물, 예단, 금전 지원을 요구했고, 이를 받은 직후 일방적으로 관계를 끊었다면 사기 또는 불법행위 책임을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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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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