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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6.8규모 강진…사망자·부상자 각 2000명 넘어(종합)

방성훈 기자I 2023.09.10 08:21:14

역사도시 마라케시 남서쪽 아틀라스 산맥서 지진
대부분 건물 노후화, 진흙벽돌 등으로 지어져 피해↑
진입로 막혀 구조 늦어져…국제사회 애도·지원 잇따라
1960년 이후 가장 강력한 강진…사상자 늘어날듯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방성훈 기자] 8일(현지시간) 오후 11시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6.8의 강진이 일어나 2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수백명이 부상을 입었다. 수색이 지속되고 있어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구조대원들이 지진 발생 모로코의 무너진 집에서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다. (사진=AFP)
9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모로코 역사도시 마라케시 남서쪽 약 72km 지점인 아틀라스 산맥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일어나 수도 라바트, 카사블랑크 등 주요 도시 곳곳에서 건물과 모스크 첨탑(미나렛) 등이 흔들리거나 파괴됐다. 역사도시인 마라케시에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옛 시가지 메디나의 문화 유산들도 일부 피해를 입었다.

사상자는 진앙지 근처인 아틀라스 산맥 고지대에서 특히 많이 발생했다. 모로코 내무부는 이날 오후 사망자 2012명, 부상자는 중상자 1404명을 포함해 2059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내무부는 진앙에서 가까운 알 하우자와 타루단트 지역의 피해가 컸으며, 우아르자자테, 치차우아, 아질랄, 유수피아 주와 마라케시, 아가디르, 카사블랑카 지역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모로코 지진 지역 (그래픽=US Geological Survey)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진의 진앙은 북위 31.11도, 서경 8.44도로 오우카이메데네 인근 아틀라스 산맥 지역이다. 마라케시에서 남서쪽으로 약 72㎞ 떨어진 곳으로, 진원 깊이가 18.5km로 비교적 얕아 피해를 키웠다. 아울러 대부분이 잠든 밤 늦게 지진이 발생한 점도 인명피해가 늘어난 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지난 2월 튀르키예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건물이 노후화한 데다, 지진에 매우 취약한 진흙 벽돌, 돌, 나무 등으로 지어져 피해가 더 컸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이번 지진은 1960년 아가디르 근처에서 발생해 최소 1만 2000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지진 이후 가장 강력한 수준이다. USGS는 100만∼1000만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약 36%로 추산된다며 ‘주황색 경보’를 발령했다. 인명피해 우려는 ‘황색 경보’로, 최대 1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생존자 확인 및 구조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피해가 집중된 아틀라스 산맥지역 고지대에서는 산사태로 도로가 끊겨 구급차 통행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워낙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다, 의료 상황이 열악해 부상자에 대한 치료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생존자들은 무너진 건물 잔해 옆 야외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에 세계 각국과 국제기구 등은 애도와 지원 의사를 잇따라 표명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에 이어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까지 애도의 뜻을 전했다. 미국은 모로코와 접촉 중이라고 전했으며 프랑스·독일·튀르키예 등은 원조 의사를 밝혔다.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이미 현장 지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로코 정부는 모하메드 6세 국왕 주재로 재난 대책 회의를 열고 사흘 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모하메드 6세는 성명을 통해 “애도와 연대, 지원 의사를 표명한 모든 형제·우호 국가들에 사의를 전한다”고 밝혔다.

모로코는 아프리카판과 유라시아판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특히 북부 지역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2004년 모로코 동북부 알호세이마에서는 지진으로 최소 628명이 숨졌다. 1980년 이웃 알제리에서 발생한 규모 7.3 지진 당시에는 약 2500명이 사망했다.

9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지진 피해를 입은 모로코 마라케시 구시가지의 건물 잔해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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