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무역수지 악화에 자금 이탈…원화가치 하락 부추겨[위기의 원화]③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이윤화 기자I 2022.09.16 04:30:01

[위기의 원화]③무역적자↔원화 약세 '악순환'
무역수지 연간 300억대 적자 예상…역대 최대 유력
글로벌 긴축에 경기침체까지…경상수지도 적자 위험
외국인 자본 유출 가속화…원화가치 절하 압력으로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보며 금융위기 수준으로 올라섰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위기, 금융위기때와는 다르다고 하지만 환율 급등세를 보고 위기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환율 급등을 만드는 구조적 요인, 전망, 해결방안 등을 각 요인별로 분석한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무역수지 악화가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난 무역수지 적자가 원화 가치를 하락시키고, 다시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무역수지 적자를 늘리는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화가 최근 들어 가파른 추락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킹달러’로 불리는 달러화 강세로 인해 다른 나라 통화가치도 하락하고 있지만, 유독 원화 가치 절하 속도가 빠르다. 원·달러 환율은 15일 1393.7원에 마감하며 최근 석 달 사이 8%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달러인덱스는 4.53% 오르는데 그쳤다. 완화적 통화정책을 쓰는 일본과 중국 통화가치 하락도 원화보단 덜했다. 일본 엔화가 7%대, 중국 위안화는 4.5% 올라 원화에 비해 절하폭이 작았다.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유독 가파른 원화의 추락 원인 중 하나로 무역수지 적자를 지목한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 경제인 우리나라 경제 특성상 무역수지 적자는 국내 시장에 투자한 외국인 자본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원화 가치 하락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최근 환율 상승의 원인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가운데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돼 자본유출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9~10월중 환율은 1400원을 충분히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통화긴축 시기와 경기둔화 흐름이 맞물리면서 국제유가가 90달러 아래로 하락했지만, 무역수지 적자 흐름을 끊기엔 역부족이었다.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 규모는 275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변이 없는 한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 무역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얘상된다. 올해 연간 누적 무역적자 규모는 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직전인 1996년 기록했던 역대 최대 적자 규모(-206억달러)를 뛰어넘는 수치다.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면서 경상수지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해외에서 생산한 중계 수출 호조와 해외배당소득, 운임 수익 등에 연간 경상수지는 350억달러 흑자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월간 기준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10억9000만달러 흑자로 석 달 연속 흑자 흐름을 지켜냈지만, 1년 전에 비하면 흑자폭은 66억2000만달러나 줄었다. 8월부터는 경상수지도 적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 관계자는 “8월엔 경상수지 적자 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발(發) 에너지 전쟁 가능성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수요 둔화 전망에 90달러대 안팎을 이어가며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지만, 천연가스 등 다른 에너지원의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전년대비 200% 이상 폭등했지만,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으로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제는 무역수지 적자로 급등한 환율이 시차를 두고 다시 우리나라 교역조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각각 10% 상승하는 경우 수입은 3.6% 증가하는 반면, 수출은 0.03% 늘어나는 데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이 수출을 웃도는 상황이 지속하면 원화의 구조적 약세 현상이 굳어질 수 있다.

김정식 교수는 “환율의 기조적인 하락 안정은 미국이 금리를 내리거나,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는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통제 영역 밖의 변수인 만큼, 무역수지를 흑자로 돌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2년 6월21일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