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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꽃이야 떨어지면 그만인 것을…김수빈 '낭만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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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기자I 2022.09.03 06:30:00

2022년 작
벚꽃나무 늘어선 풍경을 시그니처로
감각과 사실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어
한지에 잔잔히 꽃색 올린 낭만산수화

김수빈 ‘낭만산수를 위한 드로잉’(2022·사진=갤러리도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꽃의 진가는 밤에 드러난다. 어둑한 배경을 빨아들인 가지가 잔뜩 짙어지면 굳이 빛을 쏘지 않아도 색을 낸다. 때론 수더분하고 때론 강렬하게. 그 장면에서 저절로 꺼내놓게 되는 독백이 있지 않은가. “낭만적이다!”

작가 김수빈(36)은 바로 그 ‘낭만’을 그린다. 작가의 낭만에 기꺼이 도구가 돼주는 건 꽃, 그중 ‘벚꽃’이다. 꽃잎이 흐드러지다 못해 뚝뚝 떨어지는 벚꽃나무가 늘어선 풍경화는 작가의 ‘시그니처’라 할 만하다. 그중 ‘낭만산수를 위한 드로잉’(2022)은 전체 풍경으로 가는 이른바 ‘클로즈업’쯤 된다고 할까.

굳이 벚꽃인 데는 이유가 있다. 재일교포 3세로 태어나 유년시절을 일본에서 보낸 작가의 독특한 배경이 그거다. 그렇다고 작업과 작품에 어렴풋한 추억과 막연한 그리움만 녹여낸 건 아닌가 보다. 한국으로 이주한 이후에도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나가는 데 힘이 된 게 또한 벚꽃나무라고 하니.

풍경이라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그대로만을 묘사하는 건 아니란다. “감각과 사실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낭만적이면서 환상적인 풍경을 그렸다”고 했다. 그 풍경이 한지를 타고 올라 색을 머금으니 말 그대로 ‘낭만산수화’가 됐다.

6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갤러리도스서 여는 개인전 ‘낭만산수’에서 볼 수 있다. 한지에 채색. 27.3×22.0㎝. 갤러리도스 제공.

김수빈 ‘밤의 벚꽃길’(2022), 한지에 채색, 91.0×116.8㎝(사진=갤러리도스)
김수빈 ‘낙화유수’(2021), 한지에 채색, 91.0×72.7㎝(사진=갤러리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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