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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오늘(24일) 과학기술교육 분과에 해당하는 부처의 업무보고를 받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국가과학기술연구회(과기연·NST) 그리고 4차산업혁명위원회(4차위)가 대상이다.
이 중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과기연은 인수위 업무보고에 말을 아끼고 있다. 정부 거버넌스(지배구조·의사결정체계) 변화에 대상이 될 수 있는 부처들이다. 인수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4차위는 결이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거버넌스 고민이 필요 없는 한시 조직인 까닭이다. 이대로라면 곧 문을 닫는다. 2017년 출범한 4차위는 디지털전환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윤석열 당선인이 강조한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상에 아이디어를 줄 수 있고, 산업계와 밀접하게 맞닿은 민관합동위원회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에따라 4차위는 그간의 성과와 아쉬웠던 점을 차분하게 보고할 계획이다.
24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기획조정실·정보통신정책실·과학기술혁신조정관·연구개발정책실·네트워크정책실 등을 맡은 5명의 실장(급)과 일부 국장 인사를 포함해 8명 내 인원이 인수위 업무보고에 나선다.
과기정통부는 업무보고 내용과 방향성에 대해선 함구했다. 최근 ‘과기정통부가 미디어·콘텐츠 진흥 전담기구 설치를 인수위에 보고한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른 오보’라는 것을 분명히 했지만, 그 뒤부터 몸을 더욱 낮췄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필요하면 불러주시면 거기에 들어갈 수도 있는 것이지, 저희가 먼저 나서 개편을 말씀드리고 이거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교육부와 통합될 것이란 관측에 대해 “교육은 워낙 대학입시에 관심이 많고 현안도 많은데, 과학기술은 아무래도 중장기적이고 멀리 있지 않나”라며 에둘러 반대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방통위는 과기정통부보다 더하다. ‘묵언 선언’을 했다고 봐도 될 정도. 업무보고 인사는 물론 보고 방향성에 대한 간략한 언급조차도 피한다.
과기연은 정책·경영 등 본부장이 업무보고에 나선다. 인수위엔 출연연 현황과 국정 과제를 어떻게 이행할지 등에 대한 내용을 보고할 것으로 전해졌다. 과기연 관계자는 “내용 공개는 어렵다”면서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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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향후 국정 운영 관련해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받아 안고, 각 정부 부처를 연결할 ‘민관합동위원회’ 설치를 공언했다. 따지고 보면 민관합동위원회의 앞선 모델이 바로 4차위다. 인수위 업무보고에 4차위가 포함된 이유로 볼만한 대목이다.
그동안 4차위는 데이터특위만 200번 넘게 열면서 데이터3법 시행을 이끌었다. 비대면진료 등 이해관계가 복잡한 사안을 협의 테이블로 끌어내는 역할도 맡았다. 다만, 예산심의조정권이나 입법 근거를 갖추지 못해 협의에서 그치는 등 실행력에서 한계점을 보였다.
업무보고를 맡은 송경희 4차위 지원단장은 “민관합동위원회는 빠르게 변하는 산업 현장을 바로 반영할 수 있고 민간의 전문성을 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4차위에 산업계가 들어와서 이 같은 장점을 잘 살려 운영됐다고 본다”고 힘줘 말했다. 송 단장은 또 “실행력을 담보할 권한이 좀 더 있었으면 훨씬 더 많은 성과를 냈으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윤성로 4차위 위원장(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은 “당선인께서 말씀하신 민관합동위원회가 저희 사례이기도 하고 잘 계승됐으면 한다”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