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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달러 수요에서 틈새 발견
아무도 하지 않으려던 걸 하려면 이유가 분명해야 했다. 배상혁 라이노스자산운용 몽골 법인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매력적인 틈새시장을 놓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실 몽골은 자산운용업이 흥하기에 저변이 척박하다. 왜소한 경제 규모에 자본 시장 덩치가 작은 탓이다. 세계은행 조사를 보면, 2017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0조9350억 달러에서 몽골이 차지한 비중은 0.01%(114억 달러)에 불과하다. 1991년 1월 설립한 몽골거래소는 역사가 30년도 안 된다. 상장 종목은 3개 시장에 걸쳐 198개다. 인구 308만의 나라에서 돈 굴리는 얘기를 하기에 이른 감이 있었다.
배 법인장은 달러 표시 자산을 주목했다. 그는 “몽골 경제 상당 부분은 광물 산업에 기대고 있는데, 광물은 달러로 거래하기 때문에 현지에 달러 수요가 많다”며 “몽골은 신흥국이라 달러 조달금리가 높은 편이라 달러 채권 투자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몽골은 광물 부국이다. 세계 주요 광산으로 꼽히는 오유톨고이에는 구리 2540만톤, 금 1028톤이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 차반톨고이 광산은 석탄 65억톤이 매장된 것으로 관측된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은 이번에 현지 법인을 세우기 전부터 몽골에서 찍은 달러 표시 양도성예금증서(CD)를 다뤘다. 2017년부터 몽골 산업은행이 발행한 6개월 만기 CD를 국내로 들여와 연 금리 4.5% 수익률을 보장했다. 한국 시중은행 달러화 정기예금 금리는 연 2% 초반이다. 금리가 두 배 차이가 나니 당연히 투자수요가 몰렸다. 올해 4월까지 2억 달러어치가 팔렸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세 시간 거리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달러 금리를 챙길 수 있는 곳이 바로 몽골이었다.
상품이 팔리는 걸 보고 현지에 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상품 발굴도, 사후 관리도 현지에서 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라이노스가 한국 투자가에게 소개할 상품에 네 가지 조건을 달았다. 몽골 정부가 담보·보증한, 투자 기간이 1년 미만 단기물 가운데, 달러로 표시된, 금리가 확정된 채권이다.
몽골 금융당국이 2018년 회사에 법인화를 권유한 것도 계기였다. 앞서 몽골은 2013년 펀드 법 (Law of Mongolia on Investment Fund)을 마련했고, 이날 현재 15개 국내 자산운용사가 설립한 상황이다. 이들 운용사가 여태 내놓은 펀드 6개는 부동산을 투자 대상으로 삼았다. 여기서 몽골 금융당국 속앓이가 시작했다. 펀드법 취지와 달리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펀드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침 2017년 현지에 진출한 라이노스자산운용을 눈여겨 보고 법인화를 권유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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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고수익은 고위험이 따른다. 몽골이 2017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55억 달러 구제금융을 받으며 시장 불안을 키웠다. 재정 위기 국가에 투자하는 불안 탓이다. 그러나 앞서 판매한 몽골 산업은행 CD 가운데 탈이 난 것은 없었다. 되레 IMF 지원 이후 몽골 경제는 회복했다. 경제성장률은 2016년 1.1%에서 구제금융이 이뤄진 2017년 5.3%, 지난해 6.9%로 각각 뛰었다. 올해는 6.3% 성장이 기대된다. 배 법인장은 “IMF가 몽골 정부의 불필요한 지출을 막고 예산 집행을 투명하게 감시하면서 경제가 반등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영업도 한창이다. 지난 4월 몽골 최초로 회사채 펀드를 출시했다. 작년 몽골 최대 핀테크 기업 안트 시스템즈(AND SYSTEMS)의 자회사 기업공개에 참여하고, 교환사채를 인수한 경험을 토대로 만든 상품이다. 당시 라이노스자산운용이 인수한 이 회사의 교환사채는 몽골 자본시장 사상 최초로 등장한 주식연계채권(ELB)이라서 주목받았다. 이번에 만든 펀드는 1차분이 이미 동나서 2차분을 준비 중이다. 고무적이었다. 은행 예금 이자만 챙겨도 쏠쏠한데, 펀드에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현재 몽골 기준금리는 연 11%다.
배 법인장은 “한국도 산업화 시기 비슷한 고충이 있었는데 몽골 기업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리를 거쳐 몽골 자본시장이 살아나고, 투자가는 수익을 챙기면 윈윈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