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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맵을 미국 자동차에"..박정호의 자율주행은 '카'가 아니라 '연결성'

김현아 기자I 2019.01.11 05:00:00
[이데일리 김현아 김유성 기자]SK텔레콤이 자율주행 시대를 겨냥해 국내외 선두 업체들과 잇따라 손잡았다.

카라이프 솔루션(차세대 차량용 플랫폼)개발을 위해 삼성이 투자한 전장업체 하만, 미국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 방송그룹과 손잡았고, 자율주행이 적용된 보안 관제 서비스를 위해 미국 3대 자율주행 SW기업인 죽스(Zoox)와, 자율주행 셔틀 상용화를 위해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서승우 교수가 창립한 토르드라이브와 MOU를 맺었다.

가장 파괴력이 큰 것은 하만·싱클레어와 함께 하는, 미국 내 2억7000만 대 차량을 대상으로 하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장 진출이다.

하지만, 구글 자회사 웨이모와 경쟁하는 죽스나 토르드라이브와 함께 한국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추진하는 일도 만만찮은 도전이다.

◇박정호 사장, 자율주행차가 아니라 연결성에 관심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이번 CES2019가 열린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국내외 모빌리티 전문 기업들과 잇따라 제휴하면서, SK텔레콤 모빌리티 사업의 방향성은 구글의 웨이모나 이번에 제휴한 죽스와 다름을 분명히 했다.

박 사장은 “구글 자회사 웨이모를 보면 그 회사 가치가 50조 정도 나오는데 불행하게도 자율주행 기술에서 전체적으로 떨어진다고 판단한다”면서도 “5G와의 소통을 통해 다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자율주행은 결국 단독 네트워크로는 주행이 안되고 5G와 데이터를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며 “주행하는 동안 여러 상황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분석하는 기술은 우리가 구글보다 우위”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이 하만, 싱클레어와 함께 제공할 미국인 대상 카라이프 서비스
SK텔레콤은 하만, 싱클레어와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19’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북미 방송망 기반의 전장용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은 체결식에 참석한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오른쪽), 하만 디네시 팔리월(Dinesh Paliwal) CEO(가운데), 싱클레어 방송 그룹 크리스토퍼 리플리(Christopher S.Ripley) CEO(왼쪽)의 모습
◇하만, 싱클레어와 미국인 대상 카라이프 서비스

SK텔레콤은 삼성이 인수한 전장업체 하만, 미국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와 ‘북미 방송망 기반의 전장용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3사는 △SK텔레콤의 미디어 기술과 저지연 데이터 송·수신 기술 △하만의 전장 경쟁력 △싱클레어의 방송 인프라를 결합해 올해 안에 ATSC 3.0 기반 차량용 플랫폼을 공동 개발한다.

이 솔루션이 개발되면, 미국인들은 차 안에서 지상파 방송사 주파수를 통해 △고품질 지상파 방송 △HD맵 실시간 업데이트 △차량통신기술(V2X, Vehicle to Everything)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차 안에서 지상파 방송을 보면서 채팅하거나 맞춤형 광고나 정보를 받고, 물건을 사는 일이 가능해진다.

3사는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커넥티드카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시장분석업체 TMR에 따르면 세계 커넥티드카 시장은 2019년에 1320억 달러(약 148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미디어와 모빌리티는 5G 시대 들어 혁신적 변화를 맞이할 핵심 사업 분야”라며 “하만, 싱클레어와 함께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만 디네시 팔리월 CEO는 “커넥티드카는 데이터를 소비하는 개인화된 모바일 기기로 진화 중”이라며 “LTE·5G를 보완해 대용량 데이터 통신을 보다 원활하게 해줄 강력한 기술인 ‘ATSC 3.0’을 선보이기 위해 두 업계의 강자와 협력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싱클레어 방송그룹 크리스토퍼 리플리 CEO는 “세계적인 기술 선도기업인 SK텔레콤·하만과 ATSC 3.0 차량용 플랫폼을 개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 ATSC 3.0의 이동성을 한층 강화해 싱클레어를 포함한 미국 방송사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구글 경쟁사, 국내 선두업체와 함께 한국서 자율주행 셔틀 등도 준비

SK텔레콤은 자율주행차 자체보다는 커넥티드카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지만, 본원적 경쟁력이 가능하다고 보는 핵심 기술 중 일부는 내재화하고 있다.

이번에 SK부스에서 전시한 ‘단일광자 라이다’가 대표적이다. 라이다는 자율주행차에서 ‘눈’ 역할을 하는 핵심 센서로, 지난해 SK텔레콤이 인수한 스위스 양자 원천 기술 업체 IDQ의 기술력이 접목됐다.

박 사장은 “SK그룹 부스에 가면 전기차 배터리 부분도 있지만 SK텔레콤이 가진 양자 기술인 양자 센싱이 개발돼 단일 광자 라이다로 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걸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개발한 기술은 이스라엘사 회사의 라이다보다 5배 정도 탐지거리가 길고, 눈이 내려도 물체를 구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SK텔레콤이 9일 오후(현지 시각) 죽스, 디에이테크놀로지와 함께 ‘자율주행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3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윈(Wynn) 호텔에서 열린 체결식에 참석한 SK텔레콤 박정호 사장(가운데), 죽스 존 포스터(John Foster) 최고재무책임자(오른쪽), 디에이테크놀로지 이현철 대표이사(왼쪽)의 모습이다.
한국에서의 자율주행 서비스를 위해 구글 웨이모의 경쟁사인 죽스(Zoox, 기업가치 3.6조)·버스 공유 플랫폼 업체 디에이테크놀로지, 한국기업 토르드라이브와 제휴하기도 했다.

죽스·디에이테크놀로지와는 △교통 약자의 이동을 지원하는 자율주행 서비스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보안·관제 서비스 △자율주행 로봇 택시 등을 준비한다. 원천 기술개발과 고도화는 죽스가, SK텔레콤과 디에이테크놀로지는 국내 서비스 개발·운영을 책임진다. 죽스는 구글 웨이모, GM 크루즈와 함께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지난해 기업가치는 32억 달러(3조6000억원)로 평가됐다.

SK텔레콤이 토르드라이브와 ‘자율주행 사업 개발 및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체결식에 참석한 SK텔레콤 장유성 AI/Mobility사업단장(왼쪽에서 두번째)·이종호 Mobility사업 Unit장(왼쪽에서 첫번째)과 토르드라이브 서승우 창립자(왼쪽에서 세번째)·계동경 대표(왼쪽에서 네번째)의 모습이다.
토르드라이브와는 국내에서 △서울 도심 혼잡지역 대상 자율주행 셔틀 차량 구축 △도서 산간 지역의 교통 약자를 위한 자율주행 로봇 택시 공급 △물류·배송 기업과 연계한 ‘라스트 마일(Last Mile, 고객에 상품을 배송하는 마지막 구간)’ 자율주행 배송 등을 추진한다.

SK텔레콤은 5G 차량통신기술(V2X·Vehicle to Everything), HD맵 업데이트, 차량 종합 관리 서비스(FMS·Fleet Management Service) 등의 기술을 고도화하고, 토르드라이브는 자율주행 기술 및 소프트웨어 개발, 무인 자율주행 솔루션 고도화, 자율주행차량 공급 및 개조 등을 맡는다.

토르드라이브는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서승우 교수와 제자들이 2015년 창립한 스타트업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으로 활동 중인데, 지난해 11월 미국의 글로벌 건축자재 유통기업인 에이스 하드웨어(Ace Hardware)와 자율주행 택배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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