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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면의 사람이야기]규제개혁과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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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기자I 2018.12.06 05:00:00

정권 바뀔 때마다 다양한 규제개혁 외쳤지만
족쇄법안 더 늘고 개정안은 실행까지 하세월
기득권에 막힌 일자리…고르디우스 매듭 잘라야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강원대 초빙교수]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논의 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논의는 활발하지만 크게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 ‘규제개혁’이다. 규제개혁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규제개혁은 연관 부수 효과와 파급력을 감안하면 일자리 창출의 가장 직접적이고 성과가 큰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기득권이 가로막는 일자리

예를 들어 드론, 자율주행차, 원격의료 등의 기술을 활용해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해 세계인이 찾도록 하는 환경을 구축한다면 그 과정에서 많은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는데, 이때 선행되어야 할 것이 바로 규제개혁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쳐 이명박 정부의 ‘규제 전봇대’, 박근혜 정부의 ‘손톱 밑 가시’에서 문재인 정부의 ‘붉은 깃발’에 이르기까지 약 20년 동안 규제개혁위원회를 만들고 ‘끝장토론’을 거치며 금융·외환규제, 기업규제, 창업규제, 서비스업규제, 공유경제규제, 전자금융규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제를 개혁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이유는 그 모든 곳에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화물차운송업 진입 장벽이 허물어지고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창업 규제 등이 재정비 됐으며 푸드트럭 규제 개선, 인터넷은행 은산분리규제완화 등의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승차·숙박 공유는 이해관계에 얽힌 채로, 원격의료는 의료계에 막힌 채로, 암호화폐와 드론·자율주행은 아직 갈 길이 먼 채로 우리의 숙제로 남아있다. 다른 많은 나라는 도입에 따라 예상 되는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데 주력하는데 우리는 부작용을 이유로 규제를 만들어 내고 있는 꼴이다.

◇법률이란 이름의 규제, 규제 개혁의 남겨진 시간

규제 개혁을 외치며 노력했지만 그 동안 규제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 관련 법안은 17대 국회 3773건에서 18대 국회 6178건, 19대 국회 7429건으로 점차 늘어났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국회에서는 더 많은 ‘법률’을 만들어낸다. 국민에게 의무를 지우고 불편을 초래하는 법률은 늘어가고 규제는 줄지 않는다. 없어지는 법보다 만들어지는 법이 많으니 그 법을 관리하고 집행하는 것도 일이다. 게다가 1개 법안 당 평균 처리기간은 517일(19대 국회)이 걸린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나오는 시대에 이런 속도로 무슨 규제개혁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문제가 있어 고치자는 결론과 합의를, 고치고 시행하는 데만 1년 반이 걸린다면 그 기준을 가지고 시행하고 성과를 내기까지는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갈 것이냐는 말이다.

부문의 최적을 보는 눈에 함몰되어 전체의 최적을, 더불어 좋아지는 길은 애써 외면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규제를 없애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푸는 것과 같다.

매듭을 풀려면 혁신적인 생각이 필요하다. 정말 규제개혁을 하고자 한다면 기득권을 뛰어 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듭을 끊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거나 지루한 사회적 합의를 거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남겨진 시간이 많지 않다.

◇규제를 넘어 스피드로 승부해야

최근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이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규제혁신은 혁신성장을 위한 토대”라며 규제개혁의 중요성을 언급 한지 약 1년여만의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정보통신융합법, 산업융합촉진법, 지역특구법, 금융혁신지원특별법, 행정규제기본법 등으로 이루어진 ‘규제혁신 5법’이란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개혁을 위한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을 수 있지만 실행까지 너무 오래 걸린다는 아쉬움도 있다. 규제샌드박스법이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강력한 드라이브가 없다면 효과를 거두기까지 또 다시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제도의 시행까지 가속페달을 밟아야 한다.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미진한 점은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면 된다. 미온적인 절충안을 가지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란 쉽지 않다. 문제를 인식하고 법을 제정하고 집행하고 효과를 거두기까지 너무나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이 프로세스를 고치지 않는 이상 요식행위에 그칠지도 모른다. 제도가 정책적으로 우리 아이들의 피부에 닿을 때까지 우리는 ‘혁신의 드라이브’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된다.

지난 정권에서도 규제개혁은 중요한 화두로 다뤄졌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명박 정부도, 박근혜 정부도 집권 3년차에 들어서며 서서히 동력을 잃어갔다. 각종 기득권의 저항에 부딪히며 개혁이 한계에 봉착했다. 문재인 정부도 3년 차에 접어든다. 신사업, 신기술이 미래세대의 먹거리이자 국가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면, 그래서 진정으로 중요한 안건이라면 누군가는 여기서 결론을 내야한다. 결단만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이번 정부도 무너진다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바깥세상은 너무나도 빨리 변하고 있다. 어쩌면 마지막 티켓까지 놓칠 지도 모른다.

◇내 아이의 일자리를 빼앗지 말라

일본은 어떤 방식으로 아베노믹스를 진행하고 있는가. 중국의 정부주도 개혁개방정책이 어떤 방식으로 빠르게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는가. 미국은 어떻게 제조업이 다시 부활하고 있는가. 이러한 것들은 모두 기득권을 넘어서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나에게는 좋은 사사로움에 매달리기보다 국익에 우선한 경제정책을 펼친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선결 과제일 것이다.

이제는 정치적인 결단만이 일자리를 창출해 낼 것이다. 규제를 넘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데 누가 주체가 될 것인가? 주체가 되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누가 내 아이의 일자리를 만드는 자이고 누가 내 아이의 일자리를 가로막는 자이며 누가 내 아이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자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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