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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두 번째 월급날인 지난 20일 관리사 1인당 책정된 임금은 106만4880원이다. 이는 8월 20일~9월 2일 약 2주일치 교육수당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실제 근로를 하기 시작한 이달 3일부터 19일까지의 임금은 지급되지 않았다.
책정 임금은 106만원이지만 실수령액은 1인당 평균 50만원에 그쳤다. 세금과 4대 보험, 이달부터 공제되기 시작한 숙소비(38만~49만원)를 뺀 금액이다. 여기에 관리사들은 각자에게 지급된 휴대폰 요금(4만원), 교통카드인 티머니카드 요금(6만5000원)을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약 40만원으로 서울 강남에서 한 달간 식비를 대며 생활해야 하는 셈이다.
관리사 2명의 이탈 시점(9월15일)은 2주일치 수당만 지급된다는 내용이 통보(9월13일)되고 이틀 후다. 시범사업 업체의 임금 정책에 불만을 품었거나 당장 돈이 필요해 이탈했을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데일리와 접촉한 한 필리핀 가사관리사는 급여일 직전 날인 지난 19일 “우리는 빚이 많다. 내가 가진 돈은 6만원이 전부”라고 했다.
앞서 지난달 20일에도 입국일(8월6일)부터 그달 19일까지 이수한 직무교육에 대한 수당이 지급되지 않아 관리사들은 생활고를 겪으며 지인을 찾아 돈을 빌리러 다니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본지 8월30일자 <첫달부터 한 푼도 받지 못한 필리핀 가사관리사…생활고에 멘붕> 참조).
관리사들이 경제적 어려움 등을 통역사를 통해 시범사업 업체인 홈스토리생활(서비스명 대리주부), 휴브리스(돌봄플러스)에 호소했으나 묵살당했다고도 관리사들은 전했다. 한 관리사는 “업체는 언론과 소통하면 처벌(punishing us whoever talked to the media)한다고 했다”며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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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로 또다시 임금체불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업계 관행에 따라 한 달치(해당 월) 임금을 익월 20일에 정산하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가사관리사 업계 특성상 이용가정의 서비스 이용 변동이 잦기 때문에 결제가 이뤄져도 한달 뒤 재결제 과정을 거친다는 설명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급여일 직전날까지의 임금을 지급하면 가장 좋지만 업계의 기존 관행을 위법으로 보고 지급을 강제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익월 지급에 대해 체불이 아니라고 최종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정지원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은 “근로계약서상 ‘임금을 익월 20일에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 포함 여부, 근로자(가사관리사)들의 사실상 묵시적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가 다퉈 볼 사실 관계”라며 “이러한 점들이 없었다면, 관리사들이 한달간 지연체불을 주장하면 당사자(관리사) 주장이 받아들여질 것 같다”고 했다. 업계 관행에 대해 정 고문은 “내국인 관리사에 대한 지급 관행을 외국인에게 그대로 적용할 순 없다”며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은 시행 첫 달이기 때문에 관행이라고 할 수 없다. 잘못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데일리가 확보한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근로계약서를 보면 임금지급일 부문은 “매월 20일. 다만, 임금 지급일이 공휴일인 경우엔 전날에 지급함”이라고만 적시돼 있으며 익월 지급한다는 내용은 없다. 아울러 관리사들은 임금이 익월에 나온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이다. 13일에 관련 내용이 일방적으로 통보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시범사업 업체들은 가사관리사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얘기가 모두 됐다고 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