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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 달이면 2번, 주 3일씩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다닌다. 그렇게 다닌 곳만 270여 곳이나 된다. “자연인들 대부분이 말수가 적다”며 “얼마나 빨리 친해지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첫날 데면데면하던 자연인들은 둘째 날에 말이 트이기 시작해 셋째 날엔 아주 오래된 사이처럼 깊어진다. 촬영팀이 산에서 내려갈 때쯤이면 눈물을 글썽이는 자연인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가 만난 자연인들은 산중생활에서 가장 행복할 때를 손수 집을 지을 때로 꼽았다. 뭔가를 만들 때는 외로움을 느낄 틈이 없어서다. 그러다 보니 집을 모두 짓고 나면 집 옆에 찜질방을 만들고 정자도 만들어 주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55세에 은퇴를 계획 중인 그는 이를 보완해 가족과 함께 귀촌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은밀히 시작했다. 강화도에 땅을 샀고 가족들과 매주 주말 그곳으로 캠핑을 떠난다. 깨끗한 공기와 물로 농작물을 직접 심고 키워 수확의 기쁨과 보람을 가족 스스로 느끼게 해 서서히 귀촌으로 빠져들게 하려는 것이다. “지금은 캠핑카로 가지만 나중엔 집도 직접 설계하려고 한다. 뜨거운 물도 나오고 아내를 위해 주변에 꽃도 싶으면 나중엔 푹 빠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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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택씨가 자연인들을 통해 터득한 것은 또 있다. 자연에 사는 노하우다. 그는 좋은 땅으로 해발 300m 이상, 특히 700m의 고지를 추천했다. 실제로 700고지는 사람이 살기에 최적인 곳으로 꼽힌다. 그리고 정남향 방향에 인근에 개울이 있는 곳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농작물이 잘 되려면 물이 가까이 있어야 한다”며 “내 땅 뒤가 침엽수가 있는 국유림이라면 최적이다. 피톤치드 삼림욕을 즐길 수 있어서다. 그런데 이런 곳은 없다. 적절하게 마음을 비워서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귀촌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귀촌 전 이곳저곳 여행을 다녀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꼭 수도권에 살 필요는 없다. 비싼 도시에서 노후를 보내지 말고 한적한 곳을 둘러보고 저렴한 곳에 나만의 터전을 잡는 것을 권한다.”
그는 “저에게 행복은 가족”이라며 “한번은 아내와 ‘아이가 없을 때를 생각해 본적도 있는데, 아내는 살 이유가 없을 거 같다고 하더라. 나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소중하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저에게도 어두웠던 시기도 있지만,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한 막연함보다 행복감이 크다. 많은 분의 사랑도 받고 있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