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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등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수입 승용차의 국내 신규 등록 대수(승용차 기준)는 20만7814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7만7333대) 대비 17.2% 증가한 수치다. 올해 수입 승용차는 전체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101만8977대)의 20.4%를 차지했다. 국내에서 신규 등록된 차량 5대 중 1대는 수입차인 셈이다. 수입 승용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매년 증가세다. 최근 5년간 수입 승용차 점유율을 살펴보면 △2016년 14.4% △2017년 15.2% △2018년 16.7% △2019년 15.9% △2020년 16.7%다. 올해 8월까지 20%를 넘어선 만큼 이대로라면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신규 등록 1만대를 돌파한 수입차 브랜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수입차 1만대 클럽에는 △벤츠(7만6879대) △BMW(5만8393대) △아우디(2만5513대) △폭스바겐(1만7615대) △볼보(1만2798대) △미니(1만1245대) △쉐보레(1만2455대) 등 7개 브랜드가 이름을 올렸다. 올해 렉서스(7472대)와 지프(7950대), 포르쉐(7211대)가 수입차 1만대 클럽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가 늘어는 이유는 수입차 업체들이 다양한 금융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구매 문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무이자 장기 할부가 가능해지면서 당장 수중에 돈이 없어도 수입차를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수입차 업체들이 대중화를 목표로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일례로 폭스바겐의 경우 3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을 선보였다. 수입차지만 같은 급의 국산차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수입차업체들이 애프터서비스(AS)센터를 확대하는 등 서비스를 대폭 강화된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들어 △볼보 △메르세데스-벤츠 △BMW △미니 △캐딜락이 각각 정비 등이 가능한 서비스센터를 오픈했다. 주택가격 급등으로 주택 마련이 어려워진 젊은 세대가 수입차에 눈을 돌리는 등 펜트업 소비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달로 월 300만원을 버는 20대 남성이 주택 구매 대신 약 1억원의 아우디 차량을 구매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수입 상용차, 올해 들어 신모델 잇따라 출시
수입 상용차(트랙터·카고트럭·덤프·특장차·버스·밴 )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1~8월 수입 상용차(만트럭·메르세데스벤츠트럭·볼보트럭·스카니아) 신규등록 대수는 3449대를 기록했다. 전년동기 2566대와 비교해 34.4% 증가했다. 신차 출시 효과와 더불어 건설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증가 때문이다. 수입 상용차업체들이 보증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 볼보트럭코리아는 지난 5월 8년 만에 대형트럭 전 차종(FH16·FH·FM·FMX)에서 새 모델을 출시했다. 만트럭버스코리아도 같은 달 20년 만에 풀체인지된 ‘뉴 MAN TG’ 시리즈 3종을 출시했다. 대형 트랙터인 TGX 6개 모델, 중대형 트럭인 TGM 6개 모델, 중소형 트럭인 TGL 4개 모델이다. 스카니아도 지난 8월 카고트럭 P360과 P450, 500S 8x4, 덤프트럭 P450를 출시했다. 보증프로그램도 강화도 주요했다. 볼보트럭의 경우 주요 점검 항목에 대한 사전 점검·교환 서비스의 보장기간을 5년, 최대 65만킬러미터(km)까지 확대했다. 상용차는 차량가격이 억대이기 때문에 보증프로그램이 구매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계 브랜드 경우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전체 자동차 시장 점유율 10%를 돌파하는 등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며 “미국계 브랜드의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고 일본계 브랜드의 고급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늘어나는 등 국산차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