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입마개를 하지 않은 맹견 로트와일러가 주인과 산책 중인 소형견 스피츠를 공격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됐습니다. 소방청에 따르면 1년에 2000여건, 하루 6건꼴로 개물림 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잊을만하면 한 번씩 발생하는 개물림 사고 근절을 위해 가해견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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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와일러 돌진해 공격…11년 키운 반려견 숨져
지난달 29일 연합뉴스TV 보도에 따르면 스피츠 견주 A씨는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나섰다가 봉변을 당했습니다.
지난달 25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한 골목길을 걷던 중 입마개를 하지 않은 로트와일러가 뛰어나와 스피츠에 달려들면서 공격했습니다. 로트와일러 견주가 달려와 말렸지만 로트와일러는 스피츠를 사정없이 물어뜯었습니다. 이 사고로 A씨가 11년 동안 키운 스피츠는 끝내 숨졌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로트와일러 견주는 “부주의를 인정한다”며 “훈련시설에 맡겨 훈련을 시킨 후 다시 데려오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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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목격자 “비슷한 사고 5번째, 강력 규제 촉구” 청원 게재
사고소식이 알려진 후 해당 로트와일러는 과거에도 수차례 다른 개를 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커졌습니다. 이번 사고 목격자는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을 올려 견주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청원인은 “같은 패턴의 사고가 벌써 5번째”라며 “첫 번째 강아지 사망사건이 터진 이후엔 입마개를 하더니, 몇 달 못 가서 다시 입마개를 하지 않고 목줄만 한 상태로 산책을 나왔다”고 폭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살생견이 집 앞에 살고 있는데 견주에게 아무런 처벌도 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나. 맹견을 키우려는 사람들은 무조건 면허를 발급받게 해 달라”며 “맹견 산책 시 입마개를 하지 않았을 때 1000만원 이상의 과태료를 물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청원글은 게시 하루 만에 2만여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입마개·목줄 없이 주택가 산책”…폭로 글 잇따라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이 로트와일러와 관련한 피해 사례를 폭로하는 영상과 글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지난달 30일 ‘저는 피해자분들과 친한 이웃 주민’이라며 폭로 영상을 올린 누리꾼은 “평소에도 그 로트와일러는 입마개는 커녕 목줄도 하지 않은 채 주택 밀집 지역에서 산책을 했다. 주민들과도 마찰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2017년엔 한 아주머니가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는 중에 이 로트와일러에게 공격을 당했다. 아주머니의 강아지는 목줄을 하고 있었지만 로트와일러가 집에서 튀어나와 이 강아지를 물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나 심한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가해 견주 ‘고의성’ 입증 해야만 재물손괴죄 처벌 가능
현행 동물보호법상 월령 3개월 이상인 맹견을 동반하고 외출할 때에는 목줄 및 입마개 등 안전장치를 하거나 맹견의 탈출을 방지할 수 있는 적정한 이동장치를 할 것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을 어겼을 시 처벌은 300만원 이하 과태료에 지나지 않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또 피해견주 A씨가 가해견주가 목줄 등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인해 신체적 상해를 입었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지만 피해를 입은 대상이 동물일 경우엔 상황이 달라집니다.
현행법상 동물은 ‘소유물’로 보기 때문에 상해·사망에 이르게 됐더라도 형법 366조 재물손괴에 해당합니다. 이 조항은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지만 ‘고의성’ 입증이 관건입니다. 로트와일러 견주가 자신의 개가 다른 개나 사람을 물어 피해를 입히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방치했다면 미필적 고의에 해당할 수 있지만 이를 입증하긴 쉽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