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식 야놀자리서치 대표는 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관광대국의 길’ 기자간담회에서 야놀자의 연내 미국 나스닥 상장 여부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야놀자의 최대 지상 과제인 나스닥 상장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안팎을 가리지 않고 터지는 연이은 악재에 연내 상장 계획이 난항을 겪게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최근 벌어진 ‘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대금 지연 사태’는 야놀자 나스닥 상장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티메프 사태로 모회사인 큐텐 그룹에 인터파크커머스를 매각하면서 받지 못한 대금 1680억원을 고스란히 떼일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전체 매각 대금 1871억원의 90%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다. 만약 야놀자가 큐텐으로부터 남은 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이 금액은 영업외비용으로 처리돼 당기순이익에 반영해야 한다. 이 경우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영업이익이 쪼그라들면서 기업가치가 급감할 수 있다.
야놀자의 티메프 미정산 대금도 약 30억 원에 달한다. 또 제휴점 측의 미정산 대금(약 300억원)을 전액 보장하기로 한 결정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업계가 추산하는 야놀자의 예상 피해규모만 약 2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여행업계 전체 미정산 대금 약 1000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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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시장에서의 평가가 전망치보다 낮다는 것이다. 2021년에는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가 10조원까지 치솟았으나 현재는 그 가치가 절반 아래까지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비상장주식을 거래하는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야놀자의 추정 기업 가치는 4조 4515억원이다.
몸집 불리기에 집중하는 사이 시장 점유율도 줄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야놀자의 앱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390만명이었으나 2위 여기어때가 370만명으로 바짝 뒤쫓고 있다. 여기어때의 약진에 따라 야놀자는 주요 사업인 플랫폼 부문에서도 1위 수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에 내몰리게 됐다.
이에 이수진 총괄대표의 경영자로서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야놀자는 기존의 3인 공동 대표 체제에서 이수진 창업자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최고경영진(CXO)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오랜 기간 공들여 준비 중인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갖은 악재가 터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수진 대표를 비롯한 야놀자 경영진의 위기 대처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