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본색 폴리텍]① 이차전지 거점 포항캠퍼스
2022년 이차전지융합과 개설
"대기업만 있는 분석장비로 실습"
10명 중 8명 이상 취업 성공
재직자 직무향상 교육도 담당
[포항(경북)=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이차전지 구성 성분을 분류하는 일은 전지 재활용을 위한 핵심 작업입니다. 그런데 그 장비를 보유한 기업이 많지 않아요. 저희 캠퍼스로 전지 소재 분석 의뢰를 해오죠. 이때 학생들이 직접 분석합니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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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경북 포항 한국폴리텍대학 포항캠퍼스 ‘셀 평가실’. 이차전지융합과 학과장인 손호인 교수는 ‘유도 결합 플라즈마 분석기(ICP)’를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이차전지 안에 들어있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자원을 분석하는 장비다. 이들 자원이 각각 어느 비율로 구성돼 있는지, 사용 가능한 양이 얼마인지 등을 파악하려면 이 장비가 필요하다. 폐기 또는 재활용할 자원을 분류하기 위해서다. 폴리텍 포항캠퍼스는 지난해 11월 이 장비를 처음 들였다. 일부 대기업에만 있는 장비가 폴리텍에 있다는 소식이 퍼지자 이 지역의 이차전지 분야 한 중소기업은 지난달 폴리텍에 전지 분석을 의뢰했다. 작업은 손 교수 지도로 학생들이 수행했다. 기업은 신규 인력 채용 시 이번 분석을 수행한 학생들을 우대하기로 했다.
지난 1월엔 대학생을 대상으로 3일 일정으로 진행한 이차전지 제작 프로그램에 런던대 학생이 참가해 포항캠퍼스 교수진을 놀라게 했다. 이론 위주로 교육받는 전국 4년제 대학생들이 이차전지 실습을 위해 포항캠퍼스를 찾았는데 글로벌 명문대생도 이름을 올린 것이다. 폴리텍이 첨단산업 분야의 현장형 인재 양성 기관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방증이란 평가가 나왔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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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폴리텍 포항캠퍼스 이차전지융합과는 2022년 개설된 이후 교육 수료생 10명 중 8명(82%)이 취업에 성공했다. 교육 기간은 1년이지만 현장형 실습 위주 교육을 받은 덕에 국내 이차전지 대표 기업인
포스코퓨처엠(003670),
에코프로(086520) 등에 다수가 취업했다. 이 학과 1기 교육생으로 들어와 지난해 초 수료한 뒤 포스코퓨처엠 광양공장에 입사한 박준우(29)씨는 “실습을 하기 어려운 이차전지 분야를 폴리텍에서 실습 위주 교육을 받은 결과 취업 후 업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도 자사 직원들을 폴리텍 포항캠퍼스에 보낸다. 직무향상 교육을 위해서다. 지난해에만 15개 기업이 참가했다. 폴리텍 포항캠퍼스는 이러한 교육 수요에 발맞춰 20명이던 학과 정원을 올해 40명으로 늘렸다. 포항시는 지난해 ‘이차전지 특화 단지’로 지정된 이후 이차전지 인력양성 산학협력사업을 추진 중인데, 포항공대와 함께 폴리텍 포항캠퍼스와도 손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