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스위스 노바티스의 골수섬유증 및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 ‘자카비’(성분명 룩소리티닙, 미국제품명 자카피)다. 2020년 기준 글로벌 시장 매출액은 약 19억3785만 달러(당시 한화 약 2조억원)로 전체 의약품 중 53위를 기록한 블록버스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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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유럽에서 자카비, 미국에서는 ‘자카피’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 독자를 위해 이 글에서는 자카비로 통일해 소개한다. 최초의 야누스키나아제(JAK) 억제제 계열의 경구용 약물인 자카비의 성분은 룩소리티닙이다. 해당 물질은 JAK1과 JAK2 등에 의한 신호 전달 경로를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11년 11월 골수섬유증 치료제로 자카비를 동종계열 중 최초로 승인했다. 해당 약물은 미국에서 2014년 진성적혈구증가증 치료제로도 승인됐다. 2019년에는 12세 이상 성인 및 소와 환자에게서 스테로이드 불응성 급성 이식편대 숙주 질환 치료제로 자카비의 적응증이 확대됐다. 이어 2021년 자카피는 미국에서 만성 이식편대 숙주질환 치료제로도 승인됐다.
골수섬유증은 골수가 섬유화돼 혈액세포의 정상적인 생산기능에 장애를 일의키는 질환이다. 비정상적인 적혈구를 생산해 빈혈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해당 질환 환자의 약 25%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진행된다.
또 진성적혈구증가증은 주로 JAK2 돌연변이에 의해 적혈구와 과립구, 혈소판 등의 세포가 증가하는 종양성 질환이다. 끝으로 이식편대숙주질환 조혈모세포 이식이나 수혈 이후 T림프구가 자신의 세포를 파괴하는 질환을 말한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2013년 골수섬유증 치료제로 자카비의 첫 적응증을 승인했다. 자카비는 해당 적응증을 가진 최초의 치료제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2015년 3월부터 골수섬유증 환자 대상 자카비의 단독요법에 대해 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이후 식약처는 미국에서 승인된 것처럼 진성적혈구증가증 및 이식편대숙주질환 등의 적응증을 추가했다.
자카비 이후 10년 만에 국내에서 새로운 골수섬유증 신약이 최근 출시됐다. 식약처가 지난 4월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가 개발한 인레빅(성분명 페드라티닙)을 자카비로 치료를 받은 골수섬유증 성인 환자의 2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지난 11월 국내에서 출시된 것이다. 2019년 9월 미국에서 승인된 인레빅이 약 3년 만에 국내 환자들에게 처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자카비와 인레빅이 상호 보완적으로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편 자카비의 경쟁 약물로 미국 시에라 온콜로지(시에라)가 개발 중인 ‘모멜로티닙’이 꼽히고 있다. 모멜로 티닙은 JAK1과 JAK2, ACVR1, ALK2 등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1월 골수섬유증 환자 195명을 대상으로 진핸한 임상 3상 최종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시에라는 골수섬유증 증상 평가 양식(MFSAF) 기준 1차 평가 지표인 ‘전체 증상점수(TSS)를 50% 이상 감소하는 유의미한 효과를 거뒀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