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레이스 된 전남 산림자원연구소 460m 가량의 메타세쿼이아 길 압권 MZ세대들은 향나무길서 사진 ‘찰칵’ 빛가람 치유의 숲 등 프로그램도 개최
전남 산림자원연구소의 메타세쿼이아길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우리 연구소 숲의 나이는 40~50년 정도 되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청년기인 셈이죠. 그만큼 숲 생태계도 안정됐다는 것입니다”
정보미 전남산림자원연구소 복지환경연구팀장은 최근 이 연구소의 숲으로 여행객들이 몰리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전남산림연구소가 나주에 터를 잡은 지 무려 48년. 이후 연구소가 가꾼 숲은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알려지면서 소위 ‘핫 플레이스’로 이름나기 시작했다. 원래 전남산림연구소는 산림자원의 보전·관리, 생물다양성 연구, 산림자원을 활용한 산업화 연구, 임업인 전문교육 등을 주요 업무로 하는 곳이다.
정 팀장은 “우리 숲에는 다양한 동물이 함께 서식하고 있다”면서도 “풀과 나무가 조화를 이룬 숲에서는 청설모와 다람쥐는 물론, 천연기념물인 담비와 팔색조, 하늘다람쥐도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개울에는 도롱뇽이나 개구리가 살고 있어 생태 체험장으로도 제격”이라면서 “유아와 학생, 그리고 일반단체까지도 우리 연구소로 많이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의 향나무길
연구소에는 여행객들이 매일 출근하듯 찾아온다. 연구소가 숲을 잘 다듬어서 수목원처럼 꾸며 놓았기 때문이다. 들머리에 자리한 메타세쿼이아 군락은 이곳의 대표적인 나무 군락이다. 길 양옆으로 메타세쿼이아가 마치 도열하듯 서 있다. 길의 길이만 무려 460m. 굴곡 없이 쭉 뻗어 있다.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는 나무 사이로 자로 잰 듯 반듯한 길이 소실점으로 이어지는 풍경이 인상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봄에는 파릇파릇 새순이, 여름에는 녹음과 어우러진 맥문동이, 가을에는 불그스름한 나뭇잎과 낙엽이, 겨울에는 눈 내리는 풍경 등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의 맥문동 군락
정 팀장은 “1975년 연구소가 나주로 이전하면서 당시 메타세쿼이아 어린 수목을 심었다”면서 “지금 이 나무들의 수령이 50년 정도 되는 셈이니 숲으로 치면 청년기에 든 셈이다. 숲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시기도 바로 이때다”고 말했다.
이 숲길을 중심으로 연구소에는 상록원, 약용식물원, 소나무원, 화목원, 다래원, 매실원 등 다양한 주제의 숲과 아기자기한 정원이 조성돼 있다. 식산 아래 드넓은 부지에는 희귀 수종과 난대·아열대에서 자라는 500여 종 1만 4000여 그루의 나무가 울창한 숲을 형성하고 있다.
향나무길은 MZ세대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 둥글둥글하게 다듬은 향나무와 이보다 조금 키가 큰 연필향나무, 그리고 서양에서 기하학적 정원을 꾸밀 때 주로 심는 에메랄드그린이 일직선 도로 양옆으로 가지런하게 도열해 있다. 이곳에서 ‘구미호외전’, ’프레지던트’, ‘1박2일’ 등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광고, 예능 프로그램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