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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17일(현지시간) 자사 반도체 전략발표 행사인 ‘인베스터데이 2022’를 온라인으로 열고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 내에 ‘자동차 전담 그룹’을 출범,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고성능 개방형 자동 컴퓨팅 플랫폼 개발 △자동차 완성차 업체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파운드리 플랫폼 구축 △완성차 업체 맞춤형 지적재산권(IP) 포트폴리오 제공 등을 통한 첨단 기술 전환 등 세 가지 우선순위에 초점을 맞춘 포괄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인텔은 IFS 액셀러레이터 오토모티브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차 칩 제조업체들을 지원 중이다. 또 인텔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술을 보유한 인텔 자회사 모빌아이와 협력해 최첨단 공정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인텔이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자동차 산업이 친환경·자율화 등으로 급변기를 맞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의 총 시장 규모가 10년 후에는 현재의 거의 두 배인 1150억달러(약 137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텔은 “파편화된 공급망과 기존 공정 기술은 증가하는 수요 등을 지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9월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독일 뮌헨에서 열린 모터쇼 ‘IAA 2021’ 기조연설에서 “유럽에 새 반도체 공장 2기를 110조원을 들여 세울 계획”이라며 “유럽의 공장 신설 계획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유럽 자동차 회사들을 공략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에는 차량용 반도체 회로를 생산하는 타워세미컨덕터를 54억달러(약 6조4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TSMC 쫓고 인텔에 쫓기는 삼성…M&A 주목
파운드리 업계에서 인텔의 추격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 2위인 삼성전자는 1위인 대만 TSMC를 뒤쫓는 동시에 후발주자인 인텔과의 격차 벌리기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1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TSMC는 일본 구마모토현 반도체 공장 확대에 당초 계획보다 1800억엔(약 1조8700억 원) 늘어난 9800억엔(약 10조18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을 인수합병(M&A)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3년 내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22에서도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상을 많이 보고 있다.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M&A 예상 기업으로는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NXP부터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와 스위스 마이크로칩일렉트로닉스 등이 거론된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하만은 지난 10일 독일 증강현실(AR) 헤드업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아포스테라’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아포스테라의 솔루션은 하만 디지털 콕핏(디지털화된 자동차 운전 공간) 제품에 적용돼 하만의 전장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시장이 급성장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차량용 반도체 시장 경쟁이 점차 격화할 것”이라며 “TSMC와 인텔이 연일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의 행보도 빨라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