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PBS 힘 싣는 NH증권, 1위 굳히기 돌입

김연지 기자I 2022.01.12 04:00:00

라임·옵티머스로 무주공산 ''PBS''서 칼 빼든 NH
2021년 12월 기준 NH투자증권 PBS 순자산총액 1위
1위 굳히기 돌입…보수적이던 타 증권사도 PBS 힐끔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리스키(risky)한 무주공산에서 누가 먼저 칼을 휘두를 것이냐의 문제였죠. 휘두르는 자는 시장을 장악하겠지만 리스크는 떠안을 수 있고, 그렇지 않은 자들은 안전하게 가되, 뒤처질 수 있으니까요.”

(사진=NH투자증권)
한 때 치열한 선점 경쟁이 펼쳐졌다가 무주공산으로 변해버린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시장을 두고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 나오는 말이다. PBS는 헤지펀드 지원 서비스로,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신용공여, 증권대차, 컨설팅 등 필요한 업무를 지원한다. 관련 시장에서 수탁 수요는 날이 갈수록 늘어가지만, 공급은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정부가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PBS를 제공하는 증권사에 관리 책임을 강화하면서 증권사들이 머뭇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NH투자증권(005940)은 PBS를 올해 주력 사업으로 꼽고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어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2021년 12월 31일 기준 국내 6개 PBS 사업자 중 선두다. NH투자증권의 PBS 펀드순자산총액은 10조777억원으로, 지난해 11월 대비 1조원 가량 늘었다. 시장 점유율은 26.1%를 기록했다. KB증권(24.4%, 9조3982억원)과 삼성증권(23.6%, 9조1115억원), 미래에셋증권(12.4%, 4조7833억원), 한투증권(10.7%, 4조1237억원), 신한금융투자(2.7%, 1조540억원)은 그 뒤를 이었다. NH투자증권이 그간 1위를 달리던 KB증권을 지난해 11월 제친 후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업계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NH투자증권은 사모펀드 사태로 무주공산이 된 PBS 시장에서 지난해부터 수탁업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사업을 준비해왔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가장 주력할 분야는 PBS”라며 “NH투자증권 내 전략통으로 꼽히는 인물을 PBS 본부장으로 선임할 정도로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임원 정기인사를 통해 기획조정실장부터 경영전략본부장 등을 두루 역임해온 임계현 상무를 PBS 본부장으로 선임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타 증권사에서도 결국에는 NH투자증권의 노선을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펀드를 출시하려는 운용사가 늘어나면서 수탁 수요가 올라간데다 사모펀드 사태가 얼추 수그러들면서 시장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수개월간 혼조세를 보이면서 얼어붙었던 사모펀드 시장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라며 “이에 국내 증권사 몇몇은 수탁업 진출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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