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기 힘들다는 '아베노마스크'…"그만 깎아내려!" 발끈

김민정 기자I 2020.04.30 00:15:00

아베, '천 마스크' 관련해 야당 의원과 설전
"의도적으로 깍아내리는 발언 그만하라"
日 정부, 마스크 배포 사업에 5200억 원 사용
납품업체 선정, 이권 개입 의혹도

(사진=AFPBNews)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아베노마스크’(아베노믹스에 빗대 비꼬는 말)로 조롱받았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국 모든 가구에 배포한 ‘천 마스크’와 관련해 야당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아베 총리는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국회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로부터 집중 추궁을 받았다.

앞서 지난 14일 일본 정부가 임산부용으로 전국에 배포한 두 회사의 천 마스크에서 불량품이 대거 발견되면서 배포가 중단됐다. 이어 지난 17일부터 전국 모든 가구에 2장씩 배포되기 시작한 천 마스크에서도 벌레와 곰팡이 등의 이물질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이에 아베 총리가 앞장서 밀어붙인 천 마스크 전국 배포 사업은 ‘아베노마스크’라고 불리며 조롱의 대상이 됐다.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책을 다룬 회의에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오구시 히로시 의원이 정부가 배포 중인 마스크를 착용하면 숨쉬기가 힘들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나는 계속 쓰고 있는데 전혀 숨쉬기가 어렵지 않다”라며 “의도적으로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은 그만두길 바란다”고 반박하며 정색했다.

(사진=AFPBNews)
특히 이날 정부가 배포 중인 천 마스크를 직접 착용하고 나온 오구시 의원이 “(마스크가) 좀 작다고 느껴지고 옆에 뜬다는 느낌이 있다”면서 아베 총리를 자극하기도 했다.

그러자 아베 총리는 “마스크를 손에 넣지 못해 어려워하는 분들도 계시다는 인식하에 국민 여러분에게 폭넓게 천 마스크를 배포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천 마스크를 쓰면서 답답다는 불만은 아직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일본 정부로부터 천 마스크를 수주한 기업이 일본의 간판 종합상사인 이토추상사를 비롯해 유니클로와 대형 항공사 등에 제품을 납품해 온 봉제기업, 200년 된 직물도매기업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가 문제가 된 마스크 배포 사업에 쓴 돈은 466억 엔(한화 약 5200억 원)에 달한다. 이에 납품업체 선정에 이권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계속되는 천 마스크 사건으로 조롱과 비난에 시달리고 있는 아베 총리 역시 예민해진 상태다.

지난 17일 관저 기자회견에서 아사히신문 기자가 “코로나 대응에 대해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냐”고 묻자 “귀사(아사히신문 온라인 쇼핑몰)도 천 마스크 2장을 3300엔에 판매했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소비량의 80%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마스크 품귀 현장이 여전하다. 전자업체 샤프가 추첨 방식으로 마스크를 판매하자 단숨에 460만 명이 몰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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