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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비트코인 사기..전화번호 노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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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예지 기자I 2017.08.28 00:01:33

해커, 통신사 상담원 설득해 새 휴대폰으로 피해자 전화번호 옮겨
통신사에 해킹 시도 알린후에도 피해본 사례 있어
보안전문가까지 개인정보 털려..일반인 대상되면 피해 눈덩이 될 것

최근 미국에서 유명 투자자들의 개인정보를 빼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탈취하는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최근 미국에서 가상화폐 전문가의 전화번호 탈취해 가상화폐를 훔쳐가는 범죄가 점점 빈번해지며 비트코인이 불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소셜미디어에 비트코인에 투자한다고 밝힌 투자자들이 해킹을 당해 거액의 피해를 본 사건이 최근 수개월 동안 속출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멍청한’ 상담원 만날 때까지 전화해 새 기기에 번호 옮겨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해커들이 온라인 보안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요소인 휴대전화 번호가 훔치기에 가장 쉽다는 것을 발견해 이를 가상화폐 탈취에 이용하고 있다며 해당 사건들을 소개했다.

신문은 해커들이 미국의 주요 통신사인 버라이즌, T모바일, 스프린트, AT&T 고객센터에 전화해 피해자의 휴대전화 번호를 새로운 기기로 옮긴 후 이를 조종하는 수법을 썼다고 전했다. 휴대전화 번호만 있으면 과거 비밀번호를 모르고도 가상화폐 계좌에 새 비밀번호로 접속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연방거래위원회(FTC)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월에 전화번호 탈취 사례는 1038건이었으나 2016년 1월에는 2658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피해자에는 FTC 기술 담당 책임자 등 정보기술(IT) 전문가가 대거 포함돼 있어 충격을 줬다.

특히 최근 몇달간은 가상화폐 업계에서 잘 알려진 인사들에게 공격이 집중됐다. 해커는 소셜미디어에 가상화폐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투자한다고 알려진 벤처 캐피탈리스트 등을 목표로 삼았다.

유명 가상화폐 투자자인 크리스 버니스케도 그중 한명이었다. 해커들은 수분만에 버니스케의 가상화폐 지갑 비밀번호를 바꿔 현재 가치로 약 15만달러(약 1억 70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인출해 갔다.

수일 안에 알아내면 거래를 되돌릴 수도 있는 제도권 금융과 달리 가상화폐 거래는 되돌릴 수 없는데 해커들은 이 점을 노렸다.

비트코인 기업가인 조비 윅스는 “가상화폐 공간에서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이 전화번호를 탈취당했다”며 “이들(해커)은 앉아서 멍청이 상담사를 찾아낼 때까지 600번 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사에 해킹 시도 알린 다음날도 털려..“이중인증 필요”

이같은 해킹 사태에도 통신사들은 속수무책으로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피해자들이 공격 사실을 알고 통신사에 이를 알린 후에조차 일부 해커들은 공격을 계속했다고 NYT는 전했다.

비트코인에 주로 투자하는 회사인 크립토체인캐피탈의 파트너인 아담 포코르니키는 해커가 전화번호를 새 기기로 옮기려고 13번 통신사에 전화했다는 사실을 안 후 버라이즌에 추가 보안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하루 뒤, 해커는 상담원을 설득해 새로운 비밀번호 없이 포코르니키의 전화번호를 변경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대해 버라이즌 측은 NYT에 개별 사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가상현실 개발자로 지난 5월 해킹을 당해 8만달러(약 900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털린 코디 브라운 역시 계좌가 있는 코인베이스 거래소나 버라이즌 통신사 모두에게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문은 프로그래머나 보안전문가들조차 개인정보를 털린 것을 봤을 때, 기술적 상식이 부족한 피해자들이 대상이 될 경우에는 심각성이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비록 고객의 요구로 추가 보안 요청을 적어두더라고 상담원들이 쉽게 이를 지나칠 수 있는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단일 인증의 보안 취약성을 보강하기 위한 이중인증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예를 들어 은행의 현금 자동 인출기(ATM)처럼 카드와 개인 식별 번호(PIN)를 조합하는 등 서로 다른 2개의 인증을 조합해 사용함으로써 보안성을 높일 수 있다.

“마약처럼 가상화폐 불법돼도 사라지지 않을 것”

보통 그룹으로 움직이는 해커들이 매우 신속하게 움직이는 것도 범죄에 대응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블록체인을 분석해 비트코인 거래를 시각화해 보여주는 기술을 만드는 업체인 블록시어는 일부 공격을 추적한 결과, 필리핀, 터키, 미국의 컴퓨터에서 가해진 것을 발견했다.

이에 비트코인 거래소이자 비트코인 지갑을 서비스하는 코인베이스는 고객들에게 자사 계좌에서 휴대폰 연동을 끊도록 권고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년 전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범죄를 촉발시킨다며 최고 권종인 100달러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범죄에 이용된 비트코인 규모가 현금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이때문에 언젠가(one day) 비트코인이 불법이 될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매체는 비트코인의 보안성이 “금이나 현금을 집안, 정원, 안전한 금고에 넣는 것보다 취약해보이며, 비싼 시계를 사서 보험에 드는 것보다도 취약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약이 불법이지만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것처럼 비트코인이 불법화된다면 대안화폐가 되려는 꿈은 사라지고 그때부터는 정말로 범죄자만을 위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커들은 세계 각국에서 팀을 이뤄 신속히 움직이기 때문에 대응이 쉽지 않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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