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스틸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DM) 총괄 마케팅팀 상무는 최근 완공한 삼성전자(005930) 디지털연구소를 찾은 기자단에게 유창한 한국말로 환영사를 전했다.
외국인인 스틸 상무가 `대표적인 상징`을 뜻하는 `표상(表象)`이란 단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했다는 것도 이채로왔지만 무엇보다 자신감이 묻어났다.
수원 삼성단지내에 위치한 디지털연구소는 단일 연구소로는 동양 최대일 뿐 아니라 곳곳에 각종 첨단 시설로 채워져 있어 그야말로 디지털 기술의 총 집합체라는 설명이었다.
"도대체 어떤 곳이 길래..`라는 궁금증을 품고 첫 공개된 디지털연구소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동양 최대 연구시실..축구장 30개 면적
지난 2003년 9월 착공해 2년만인 지난 9월 완공됐다. 총 4900억원의 공사비를 들인 디지털연구소는 지상 36층, 지하 5층 규모. 연면적은 6만5000여평으로 국제 공인 축구 경기장 30개를 모아놓은 넓이다. 여의도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 ▲ 1969년 삼성 수원단지 전경(위 사진)과 2005년 현재 수원단지(아래 사진)의 모습. 아래 사진의 오른쪽 건물이 디지털연구소. | |
연면적으로는 63빌딩(5만305평), 스타타워(6만4223평) 보다도 넓다. 국내 있는 건물중에서는 최대 규모인 셈이다.
또 초당 5m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초고속 엘리베이터가 33기나 배치돼 있다. 처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사람은 귀가 다소 멍멍해지는 것을 느낄 정도의 속도다.
수용인원은 총 9000명으로 현재 5200명이 일하고 있다. 7400명의 DM총괄 전체 인력 중 55%인 4100여명의 연구인력이 모두 입주했다.
8개 층은 정보통신총괄에서 사용하고, 일부 200여명의 반도체총괄 시스템LSI 인력도 입주해 있다.
◇각종 첨단 실험실 구축..`원스톱 R&D 체제`
디지털연구소는 사무와 연구, 각종 실험과 시험, 안전규격 시험까지 한 건물 안에서 모두 이뤄지는 이른바 `원스톱 R&D 체제`를 구축했다. 뿐만 아니라 완전 무향실 및 반 무향실, 청취실, 화질 및 음질평가실 등 7000여평 규모의 세계 최고 수준의 특수 실험실을 갖췄다.
특히 방송신호송신실은 디지털연구소의 자랑거리. 규모는 50여평 남짓에 불과하지만 빽빽히 들어서 있는 방송장비로 무려 100여개의 방송채널을 제작해 송신하고 있다. 실제 방송국도 1~2개의 방송채널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다.
이곳에서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세계의 디지털 및 아날로그 방송 신호를 자체 제작·송출해 각 국가별로 상이한 방송신호 환경에서 보다 완벽한 화질의 TV를 만들어내고 있다.
방송신호송신실의 박영우 삼성전자 DM총괄 과장은 "제작에 같이 참여했던 소니의 기술진도 부러워했을 정도의 규모"라며 "이곳에서 24시간 송출하는 전세계의 방송신호로 삼성전자의 TV 개발과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DM총괄 사장은 "디지털연구소는 LCD, PDP TV 등 디지털TV 전 부문 1위 등극을 위한 핵심 전초기지"라며 "앞으로 이 곳에서 인간의 삶의 질을 바꿔 놓을 혁신적인 제품들이 연이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영상회의시스템 완비..극장 수준 디지털홀 `눈길`
수원시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37층에 들어선 150평 규모의 글로벌영상회의시스템(Board Room)도 눈길을 끈다.
88석의 글로벌영상회의시스템은 2개 국어를 동시에 통역할 수 있고, 디지털 방식의 대형 DLP 프로젝터를 갖추고 있어 해외 법인 및 지사간 실시간 화상회의도 가능하다.
1층 170여평 규모의 디지털미디어 갤러리는 삼성전자 DM 총괄에서 만드는 주요 제품을 전시하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 국내·외 주요 거래선 및 협력업체에서 방문하면 반드시 찾는 코스라고 한다.
또 550석 규모의 디지털 홀은 각종 행사를 위한 공간. 전동식 접이의자를 채택해 전체 공간을 탄력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자들이 방문했을 때는 마침 영화 `미녀삼총사`가 한참 상영되고 있었다. 시중 극장 수준의 특수 음향 및 영상시스템을 갖춰 영화 상영은 물론 각종 문화행사와 전시회가 가능하다. 한달에 한번씩 직원들을 위해 무료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이밖에 랜과 OA 환경을 갖춘 프리미엄급 미팅룸 29개실과 216석 규모의 오픈 미팅석 등으로 구성된 내방객 전용 공간도 갖추고 있다.
◇카레라폰 기능 자동 제어..위치추적까지 가능
디지털연구소의 보안기술도 최첨단이다. 일단 사무실에서 유선전화를 모두 없애고 휴대폰을 구내 전화처럼 사용할 수 있는 `인포 모바일 서비스`를 도입, 와이어리스 오피스를 구현했다. 물론 통화내용은 모두 데이터로 남는다. 또 건물 내에서는 인포 모바일 가입자가 카메라폰을 들고 들어가면 자동으로 카메라 기능이 제한된다.
건물내 출입자의 모든 행동도 한 눈에 체크된다. 300여개의 감시 카메라 뿐 아니라 사원증과 출입증 테그에는 위성추적장치(GPS)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또 출입문에 접근하면 자동으로 출입문이 열릴 뿐 아니라 불 꺼진 빈 사무실에 들어가면 저절로 전구에 불이 들어 오고, 공조와 냉난방시스템도 자동으로 작동한다.
유사시 테그에 붙어있는 긴급호출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위치를 추적해 보안요원이 출동하는 SOS 시스템도 갖춰놓고 있다.
이밖에도 4000여개의 연기감지 센서와 3만개의 스프링쿨러를 갖춰 화재사고에 대비하고, 특히 워터미스터란 시스템을 도입해 화재시 작동되는 스프링쿨러의 물을 미세하게 만들어 고가의 첨단 기기 훼손을 최소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