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업황 전반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단기적으로 테슬라의 주가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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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지난 8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1.85% 하락한 175.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테슬라는 전기차 업황 부진과 연이은 악재에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지난 한 주간 (3월 4~8일) 테슬라는 약 13% 하락했다.
테슬라가 최근 폭락한 배경에는 연이은 악재가 자리하고 있다. 중국 비야디(BYD) 등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 출하량이 저조한데다 독일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공급에 차질까지 빚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중국 승용차협회(PCA)가 발표한 예비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는 2월에 중국 공장에서 6만365대의 차량을 출하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수치로, 2022년 12월 이후 가장 적은 출하량이다.
또한 테슬라의 독일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생산이 일시 중단되면서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테슬라는 독일 공장인 베를린 기가팩토리에서 사보타주(파괴공작)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가동을 중단했다. 로이터 통신 등은 당분간 테슬라 독일 공장이 정전으로 멈추고, 이에 따른 손실이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말부터 이미 전기차 시장이 둔화하리라는 우려가 나오며 테슬라 주가는 내림세를 보여왔다. 이후 반등을 모색하려 했으나 악재가 이어지며 주가가 폭락으로 이어진 상황이다. 그 결과 올해 들어서만 테슬라 주가는 29.4% 떨어졌다. 때문에 테슬라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테슬라를 약 28.82% 규모로 담고 나머지는 국채 3~10년물 채권으로 구성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테슬라채권 혼합Fn’ ETF는 올해 들어 10.38% 하락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테슬라밸류체인 액티브’ ETF도 16.83% 뒷걸음질쳤다.
◇ 폭락에도 담는 서학개미들…테슬라 전망은
올 들어 엔비디아의 주가가 끊임없이 오르며 지난달 서학개미의 순매수가 테슬라를 떠나 엔비디아로 향하는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테슬라의 가격이 급락하자 서학개미는 오히려 다시 테슬라로 모이고 있다.
그 결과 올해 들어 테슬라는 약 30% 가까이 빠졌지만, 서학개미들은 이 기간 7억3888만 달러(약 9753억원)를 사들였다. 지난 8일 기준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테슬라는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 순매수 종목 1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악재가 연이어 나온 지난 한 주를 살펴보면, 테슬라가 약 13% 폭락하는 와중에 서학개미들은 테슬라를 3300만 달러(약435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이 기간 테슬라는 서학 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업황 부진과 함께 중국의 전기차와 가격 경쟁 심화 등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테슬라에 대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자율주행과 로봇 등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일단 캐시카우 사업인 전기차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편에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기대감이 유효하다는 분석도 꾸준하다. 이지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업인 전기차의 실적 개선과 신사업에 대한 모멘텀이 회복될 것”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