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를 타고 세계적으로 부는 K-푸드의 인기에 힘입어 이마트(139480)가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마트는 해외유통업체에 직접 상품을 공급하는 글로벌 벤더(vendor)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벤더란 자체적으로 전산화된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대형마트·슈퍼마켓 등의 유통 채널에 상품을 공급하는 사업자다. 일반 도매업자와 다른 점은 여러 종류의 상품을 소량으로 공급한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국내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의 기존 브랜드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했으나 이젠 중소 협력업체와 손잡고 개발한 자체 브랜드(PL) 상품까지 수출하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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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반응도 나쁘지 않다. 앞서 지난 4월 인기 PL 제품 16개 품목을 시범적으로 1차 판매한 결과 8만1000달러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홍콩 현지인 아이리스 임(33, 주부)씨는 “ 김치나 라면, 홍초 등의 한국 식품을 사기 위해 침사추이 지역의 작은 가게들까지 간 적이 있다”며 “한국 상품들은 대체할 수 없는 맛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도전은 이마트와 중소 협력업체가 ‘윈-윈’ 할 수 있는 신사업이다. 먼저 국내 시장에서 영업규제와 소비 침체로 대형마트가 성장 동력을 잃은 가운데 보다 큰 해외 시장으로 뻗어나갈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신규 출점에 비해 리스크나 비용도 훨씬 적다. 협력사 입장에선 초기 해외 시장 진출시 드는 높은 진입 비용을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마트가 수출 상품을 국내 납품 가격과 같은 값에 매입해 재고 관리와 거래·물류 비용을 모두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중소 협력업체에는 해외 납품처가 늘어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는 셈이다.
정혁수 청우식품 유통1부 부장은 “해외 시장에 처음 나갈 때는 어떤 제품이 잘 팔릴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조금씩 많은 상품을 팔아보는 것이 좋다”며 “직접 수출을 하려면 중소업체 입장에선 비용과 절차상 복잡한 부분이 많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홍콩 진출을 기반으로 동남 아시아 유통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앞서 지난 3월 아시아 최대 식품 박람회인 ‘FOODEX’에 이마트관을 만들어 일본, 홍콩, 대만, 태국, 몽골 등 7개국 12개업체와 PL 수출에 관한 상담을 진행했다. 이 중 일본 유통업체와도 상품 수출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했으며 싱가폴, 몽고 업체에도 상품 가격 제의를 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