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부시 대통령이 신이 났다. "최근 경제 뉴스가 좋다. 그러나 일자리를 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직장을 얻을 때까지 우리는 쉬지 않을 것이다." 내년 대통령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부시는 목청을 높였다.
존 스노우 재무장관도 "10월 실업률은 매우 고무적이다. 경기 회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들뜬 분위기와 달리 월가는 차분했다. 호재가 분명했지만, `이익실현`이 먼저였다. 이쯤에서 게임을 끝내려는 것일까. 최근 월가는 호재에 둔감하다.
◇"뉴스에 판다"
미국의 10월 실업률은 6.0%를 기록했다. 예상치 6.1%를 밑돌았다. 3개월만에 처음 하락이다. 비농업부문 신규일자리는 12만6000개 늘어났다. 역시 예상치 6만5000개를 두배 가까이 웃돌았다.
전날 그린스펀도 "일자리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월가는 이번에도 지표 호전 뉴스에 주식을 내다 팔았다.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평가에 인색하지 않았다. 존핸콕의 빌 체니는 "오늘 지표는 한달만의 결과이지만, 노동시장에서 고대하던 소식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았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고용지표 개선이 아직은 초기 단계라는 것. 880만명이 일자리를 찾고 있고, 200만명은 27주째 놀고 있다.
◇지표가 좋아도 탈?
나로프이코노믹어드바이저의 나로프 사장은 "연준리에게 고용지표 호전은 딜레마"라고 말했다. 그는 "고용시장마저 좋아진다면 연준리도 경제 호전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준리의 다음 수순은 금리인상이라는 뜻이다.
반론도 있다. 이톤반스매니지먼트의 로버트 맥킨토시는 "일자리가 30만개씩 늘어났다면 모를까 인플레를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월가는 일자리 증가 속도에 불만이 있다. 이코노믹사이클리서치의 락쉬만 아슈탄은 "성장 전망에 비춰볼 때 매달 25만개에서 30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야하는데 아직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임시직과 서비스 직종이 늘어나는 것도 트집이다. 10월에도 제조업 일자리는 줄었다. 경기가 회복되면 임시직은 정규직원으로 채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꼭 나쁘게 볼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항상 갑론을박 싸운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았다는 것이다.
◇변곡점 임박
멜라도플라잉의 빌 로이는 태평한 사람이다. 그는 "금요일 시장치고 이 정도의 조정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발상`에도 일가견이 있다. "사람들이 더 많이 걱정할 수록, 나는 시장에 대해 더욱 확신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이 주식이 좋다고 하면 웬지 불안하다.
서밋애널리틱파트너스의 리차드 윌리암스는 빌 로이와 정반대다. 월리암스는 "시장이 결정적 순간(decision point)에 가까이 왔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경제 지표는 걱정거리를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논쟁만 야기시키고 있다"며 "각종 시장 지표들도 상승 신호와 하락 신호가 혼재돼 있다"고 말했다.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포커 판이 거의 끝나간다. 둘다 돈을 많이 벌었다. 한 사람은 막판에 좋은 패가 들어왔어도 베팅 드라이브를 걸지 않는다. 다른 사람은 최후의 순간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패와 씨름한다. "이익실현이냐 수익률을 더 높이느냐"는 투자 성향의 문제지만, 두 사람 모두 게임을 즐길 시간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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