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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통키가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다는 동물보호단체와 시민의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1995년 경남 마산시 돝섬 해상유원지에서 태어난 통키는 1997년부터 줄곧 에버랜드에서 지냈는데 250톤(t) 규모의 ‘방사장’이 문제가 됐다.
통키가 거주했던 방사장은 전용 풀을 갖춘 최신 시설이라고 소개됐지만,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사실은 냉기를 유지하기 위해 깊게 판 형태였으며 수평적 넓이로만 봤을 때는 매우 비좁았다. 수십㎞를 헤엄치며 바다표범이나 물고기를 사냥하는 북극곰에게는 더욱 그랬다.
2017년 7월 동물보호단체가 공개한 영상은 큰 논란이 됐다. 당시 통키는 34도에 이르는 땡볕 더위 속에서 물이 없는 방사장에 홀로 있었다. 이에 에버랜드는 “전용 풀장을 청소하는 과정에서 물을 빼는 과정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명했지만, 공분이 일었다.
특히 동물보호단체가 열악한 환경을 지적했던 터라 파장이 컸다. 통키는 2014년 함께 살던 여자친구 설희가 사망한 후 사육장 한 곳을 계속 맴도는 정형행동을 보였다. 정형행동은 스트레스를 받은 동물이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반복하는 것으로 사람으로 치면 자폐 현상이다.
이후 에버랜드는 “1970년대 건립 당시에는 최신 시설이었지만, 지금의 시각으로 볼 때는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통키가 더 나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전 세계 동물원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통키는 자연에서 자유를 만끽하지 못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북극곰 서식지와 유사하게 조성된 영국 요크셔 야생공원으로 이송이 결정됐지만, 통키가 이송 한 달 전 사망해서다. 통키 사망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동물을 가두는 동물원은 가지 않겠다”며 안타까워했다.
우리나라에서 살았던 북극곰들은 통키와 비슷한 최후를 맞았다.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썰매’가 29살의 나이로 사망하자 여자친구 ‘얼음이’는 정형행동을 보이다 2년 후 세상을 떠났다. 얼음이는 죽기 전까지 썰매와 생활했던 내실에 들어가기를 거부하고 얼음이 있는 물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현재 통키가 살던 곳에는 큰바다사자와 참물범이 지내고 있다. 공교롭게도 암컷 큰바다사자 ‘두두’ 역시 통키처럼 다른 동물원 살고 있던 개체들이 모두 소멸해 국내 유일의 큰바다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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