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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人]“오소리처럼 강하게…현장 지배하는 경찰 양성”

정두리 기자I 2022.03.24 05:00:00

김태영 중앙경찰학교 무도교관
신임경찰에 ‘지옥훈련’…“현장훈련량 2배 늘려”
현장대응형 ‘실전체포술’ 매뉴얼 새 개발중
“경찰, 남녀구분 없다…편견 없애는 조력자될 것”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신임경찰관 양성의 패러다임은 ‘현장대응을 얼마나 잘하는가’로 바뀌고 있다. 이제 경찰에게 예리한 판단과 과감한 동작, 완벽한 제압으로 이어지는 현장대처기술은 필수다.”

김태영(51) 중앙경찰학교 무도교관(경감)은 중앙경찰학교 무도학과의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2011년부터 7년여간 신임경찰관을 가르쳐온 그는 합기도와 종합격투기 각 7단, 도합 14단의 ‘호랑이’ 같은 사범이자, 경찰호신기술 고숙련 전문가다. 경찰 호신체포술을 비롯해 삼단봉·수갑 체포술, 주취자 대응술 등 현장 활용도가 높은 각종 현장대처기술을 개발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올해 2월 무도교관으로 복귀한 김 교관은 “최근 경찰의 현장대응에 있어 국민적 질타를 잘 알고 있고,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현장에 꼭 필요한 체포술을 새로 만들어 현장을 지배할 수 있는 경찰을 양성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10일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김태영 중앙경찰학교 무도교관(경감)(사진=정두리 기자)
◇“신임경찰 ‘악소리’에도 현장실습이 ‘답’…훈련량 2배 늘어


김태영 교관은 이달 10일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의 현장대응력이 우선시되면서 양성기관부터 앞장서자는 분위기”라면서 “현장대응을 담당하는 체포술팀에 더 많은 무게를 싣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장대응학과 훈련만 140시간 이상 편성하는 등 예년보다 2배 정도 수업량을 늘렸다”면서 “올해 들어온 310기가 극한의 훈련에 힘들어하지만 자신의 능력이 향상되는 걸 스스로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앙경찰학교는 올해부터 신임경찰관 교육을 실습 위주 과정으로 전면 개편했다. 지난해 말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과 ‘서울 중구 오피스텔 살인사건’ 등에서 불거진 부실 대응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경찰이 현장대응력 강화를 위해 내놓은 종합대책의 일환이다. 체포술을 중심으로 한 현장대응훈련은 기존 312시간에서 572시간으로 늘어났다.

체포술 교육은 사례 중심 교육에 초점을 두고 있다. 2인 이상이 함께하는 팀 전술 위주로 종합시뮬레이션 실습이 이뤄진다. 김 교관은 “다양한 긴급상황에 대비해 출동부터 책임구역 지정 및 상황조치, 장구사용, 범인제압, 송치 과정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현장에 맞춰 시뮬레이션 실습을 하고 있다”면서 “상황극 형태로 건물 내 피습, 흉기난동, 감금현장 등 각종 상황에 대비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관은 신임경찰관을 위한 현장대응형 ‘실전체포술’ 매뉴얼도 새로 개발 중이다. 최소한의 물리력으로 범인 검거능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인권 보호도 놓치지 않는 전술 매뉴얼이다. 범인 검거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순응협조 △소극적 저항 △적극적 저항 △폭력적 공격 △치명적 공격 등 세분화된 상황에 맞춰 단계별 검거전술을 망라한다.

김 교관은 “기존에 만들었던 5개의 체포술 매뉴얼에서 좀 더 발전시켜 시민인권 보호와 경찰관의 현장 지배력 강화를 충족시키는 실전체포술을 다듬고 있다”면서 “현장대응의 최신 추세를 감안해 감수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영 중앙경찰학교 무도교관(경감)(사진=정두리 기자)
◇“경찰은 남녀구분 없어…오소리 정신 배워야”

김 교관은 “경찰로서의 사명감에도, 검거체포술 등 훈련에도 남녀 구분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이후 불거진 ‘여경 무용론’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교관은 “주취 난동자를 제압한 여경 등 일선에서 정말 강하게, 최선을 다하는 여경들이 많다”며 “경찰을 편견 없이 볼 수 있게 조력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했다.

그는 경찰을 ‘오소리’에 빗대기도 했다. 김 교관은 “오소리 크기는 너구리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사자 같은 큰 짐승이 다가와도 피하지 않는 생존 리더십이 강한 동물”이라면서 “상대에 맞서 죽을지언정 물러나지 않는 정신을 가지고 있다. 경찰도 강인한 사명감과 체력, 현장대처기술만 있으면 그 어떤 현장도 대응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오소리보다 더 강하게 현장을 지배할 수 있는 경찰을 만드는 게 저희들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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