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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3년 전에…청학동 서당은 학폭 사각지대

김민정 기자I 2021.03.31 00:06:00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경남 하동 지리산 청학동 서당에서 발생한 엽기적인 학교폭력 사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지난 30일 KBS 보도에 따르면 2018년 5월 남학생이 여학생을 성폭행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면서 하동군 서당의 편법적인 학원 운영이 처음 드러났다.

해당 서당은 학원으로 등록된 하동교육지원청 소관으로 월 80만 원에서 150만 원을 받는 기숙형 학원이었지만, 당시 교육 당국의 조치나 대책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또래 남학생 2명에게 한 남학생이 강제추행, 강요, 폭행 등의 피해를 입은 다른 서당도 개인과외 교습자로 등록된 하동교육지원청 소관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 국민에게 충격을 안긴 이 사건은 해당 서당에서 10대 남학생 2명이 기숙사에서 동급 남학생 1명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짓을 저질렀고 이에 해당 남학생이 거부하자 강제로 유사 성행위를 시킨 사건이다. 그해 5월 경찰에 신고됐고, 연말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경상남도교육청 박종훈 경상남도교육감은 KBS 측에 “2018년 성폭행 사건 뒤 교육 당국이 직접 개입하려고 했지만 일부 시설만 학원으로 등록해 지도 감독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경상남도교육청은 지난 1월 발생한 또 다른 서당의 학생 폭력 사건이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오르고 난 뒤에야 강력한 행정조치를 내놨다.

피해자의 부모라고 밝힌 청원인은 “가해자들은 딸에게 청소도구로 이 닦이기, 섬유유연제·세탁세제 먹이기, 변기 물과 수돗물 먹이기, 찬물로 목욕하게 하기, 부모님 귀중품 가져오게 시키기 등의 가혹 행위를 저질렀다”며 “서당 쪽에서는 사건을 덮으려고 했던 의심쩍은 행동과 전화증거도 있다. 온몸에 상처 안 난 곳이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되어 집에 온 딸을 봤을 때 제 마음도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현재 하동군의 서당은 모두 14곳으로 하동군청 소관의 민간 청소년수련시설 5곳과 하동교육지원청 소관의 민간서당 6곳, 숙박형 미인가교육시설 3곳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하동의 민관서당 6곳 가운데 4곳에서 기숙하는 학생은 모두 80여 명에 달한다.

이에 대해 경상남도교육청의 미온적인 대처가 잇따른 가혹한 폭력 사건들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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