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시승기]'시대를 거스르는 폭발력' 캐딜락 ATS 쿠페

김형욱 기자I 2015.05.02 05:05:15

美 머슬카 DNA 그대로.. 시속 200㎞도 ''거뜬''
디자인 차별화 아쉬워.. 안전편의기능은 최신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중형 2도어 쿠페 캐딜락 ‘ATS 쿠페’의 최대 장점은 강력함이다. 무식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시속 100㎞에서도 액셀 페달을 밟으면 더 튀어 나간다. 운전자에게 ‘더 달릴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시속 200㎞까지도 거뜬하다.

최근 서울과 외곽 등지서 미국 머슬카로의 회귀를 꿈꾸는 캐딜락 ATS 쿠페를 직접 타봤다. 캐딜락 ATS 쿠페는 올 2월 GM코리아를 통해 국내에 소개됐다. 공식 판매가격은 5300만원이다.

많이 팔겠다는 대중차스러운 목표는 없어 보인다. BMW 3시리즈나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등 최근 국내에서 승승장구하는 수입 중형 세단, 그중에서도 가솔린 시장을 겨냥한 ATS를 지원사격하고, 캐딜락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 차종이다.
캐딜락 ATS 쿠페
캐딜락 ATS 쿠페
캐딜락 ATS 쿠페
캐딜락 ATS 쿠페
캐딜락 ATS 쿠페
◇시대를 거스르는 폭발력.. 그리고 연비

시대를 거스른다. 독일 고급 세단은 10년 전과 지금이 사뭇 다르다. 폭발력은 잃고 실용성과 연비를 챙겼다. 유로6라는 강력한 환경 규제도 한 몫 거들었다. 물론 독일 브랜드는 ‘보통의 세단’과는 별도로 BMW M이나 벤츠 AMG, 아우디 S 같은 강력한 스포츠 모델도 있다.

캐딜락 ATS 쿠페는 ‘보통의 세단’과는 분명히 달랐다. 배기량 2.0리터 I4 직분사 터보 가솔린 엔진은 스포츠카에 준하는 퍼포먼스와 재미를 유지했다. 국내에는 이 녀석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서킷이 많지 않다는 게 아쉽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은 5.6초다.

수치만 봐도 차이는 명확하다. 캐딜락 ATS 쿠페는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7㎏·m다. 이 반면 동급 BMW 3시리즈 가솔린 모델(320i)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7.6㎏·m다. 오히려 올 초 국내 출시해 인기몰이 중인 포드의 스포츠카 머스탱 쿠페 2.3(314마력·44.3㎏·m)에 가깝다. 둘 다 미국 머슬카의 DNA가 녹아 있다.

참고로 캐딜락 ATS 4도어 세단과 2도어 쿠페의 엔진 성능은 똑같다. 물론 2도어 쿠페가 실제 퍼포먼스를 내기는 더 좋다. 세단보다 더 길고 넓고 낮은 덕분이다.

민감하면서도 절도 있다. 주체할 수 없는 힘을 발휘하지만 단단한 차체는 그 힘을 잘 ‘주체’해 준다.

이 차를 제대로 느끼려면 역시 ‘스포츠 모드’로 놓고 주행해야 한다. 핸들 뒤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수동 모드로 전환해 엔진을 느껴보는 것도 추천한다.

그 밖에 투어(기본) 모드와 눈/얼음 모드가 있다. 겨울철에 약한 뒷바퀴굴림이란 걸 의식한 것이다. 요즘 기본 옵션처럼 된 에코 모드 ‘따위’는 없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힘을 얻은 대신 연비를 잃었다. 공인 복합연비는 9.9㎞/ℓ(고속 12.3 도심 8.6). 도심과 교외, 서킷을 오간 약 200㎞의 시승 중 평균 실연비는 7.4㎞/ℓ였다. BMW 320i의 복합연비는 12.8㎞/ℓ다. ATS 쿠페는 대세가 된 8~9단 자동변속기 대신 6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하고 있다. 연비를 좀 더 아껴보고자 타는 차는 분명히 아니다.

캐딜락 ATS 쿠페 운전석. 전체적으로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준다.
캐딜락 ATS 쿠페 운전석 시트. 열선 기능과 추돌·접촉사고 등에 대한 진동 경보 기능이 있다.
캐딜락 ATS 쿠페 엔진룸. 넉넉한 느낌이다.
캐딜락 ATS 쿠페 기본 타이어인 콘티넨탈 프로콘택트RX SSR 18인치.
◇디자인 차별화 아쉬워.. 안전·편의기능은 최신

최근 캐딜락 신모델의 실내 편의·디자인 변화는 좋든 나쁘든 인상적이다. 성능은 예전과 같은 강력함을 고수하지만 디자인과 편의 면에선 최신이고자 노력한 티가 역력하다.

대부분 조작버튼이 터치식이다. 실제 오너라면 별 상관없겠지만 잠깐 타는 사람에게는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계기판도 평균연비나 현재 시속 등은 물론 배터리 전압, 엔진오일 수명까지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볼 수 있도록 배열했다.

내장 내비게이션도 통상적인 수입차 기본형보다 편하고 정확한 느낌이다. 한줄뉴스 기능도 있다. 휴대폰 충전 등을 위한 USB 단자도 센터페시아에 숨겨져 있다. 단, 그 사이 공간이 좁아 선을 꽂기가 불편하다. 블루투스 연결은 빠르고 통화감도 좋다. 보스(BOSE) 사운드 시스템 덕분에 음악을 들을 때도 좋은 음색을 제공한다.

안전 기능은 기본은 갖췄으나 고급차 기준으로 최신·최상이라고 할 순 없다. 경고는 하지만 스스로 멈추진 않는다.

앞차와의 추돌위험 땐 경보음과 함께 앞유리에 빨간 경고등이 켜진다. 거리도 조절할 수 있다. 시속 60㎞ 전후 도심 주행에서 사고를 막는 데는 유용할 듯하다. 100㎞ 전후 고속주행 때의 개입은 약간 늦은 느낌이다.

정속 주행하다가 추돌위험 땐 스스로 멈추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CC) 기능은 없다.

주차 때의 접촉사고를 막기 위한 전후방 센서와 후방 카메라도 있다. 단 360도 센서가 표시가 계기판에 있어 불편하다. 실제 주차 땐 핸들을 계속 꺾는다. 계기판도 핸들에 가려 잘 볼 수 없다. 부딪힐 것 같으면 좌석에서 진동으로 알려주기는 한다.

낮은 연비를 빼면 일상 주행에서의 활용도 나쁘진 않다. 2도어 쿠페라 뒷좌석 탑승 자체는 불편하지만 일단 타면 키 170㎝ 전후 성인은 큰 불편함 없다.

디자인은 2% 아쉽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6~7년째 독일 디젤 천하이다. 미국·일본차는 왜 독일 디젤 대신 이 차를 사야 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미국식 스포츠카라는 걸 한눈에 보여준 포드 머스탱은 올 들어 200대가 넘게 팔렸지만 ATS 쿠페는 3월까지 3대 판매하는데 그쳤다.

캐딜락 ATS 쿠페 앞 유리에 빨간 색 전방추돌경보가 울리는 모습. 경보 울리는 거리도 조절할 수 있으나 스스로 제동하지는 않는다.
캐딜락 ATS 쿠페 계기판의 360도 주차보조센서 작동 모습① 모니터의 후방카메라와 함께 주위 장애물과의 거리를 보여줌으로써 주차를 돕는다.
캐딜락 ATS 쿠페 계기판의 360도 주차보조센서 작동 모습② 주차를 위해 핸들을 돌리면 센서가 가려져 큰 도움은 안된다.
캐딜락 ATS 쿠페 센터페시아①. 가운데 숨겨진 수납함에 휴대폰 등을 충전할 수 있는 USB 포트가 있다.
캐딜락 ATS 쿠페 센터페시아②. 단, 공간이 좁아 손가락을 비집고 넣어야 USB 포트에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은 아쉽다.
캐딜락 ATS 쿠페 센터페시아③. 일단 충전 후엔 이렇게 숨겨진다. 자주 충전한다면 차라리 차량 전용 케이블을 사서 미리 끼워 놓는 게 좋을 듯하다.
캐딜락 ATS 쿠페 뒷좌석(앞좌석 접은 모습)
캐딜락 ATS 쿠페 내장 내비게이션. 브랜드는 확인 못했으나 통상적인 수입차 내장 내비게이션 맵보다 정확하고 편리한 것처럼 느껴졌다.
캐딜락 ATS 쿠페 후방카메라 모습.
캐딜락 ATS 쿠페 발렛 모드 기능. 발렛 파킹 때 암호를 입력하는 기능이다. 캐딜락 큐(CUE)라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생각 이상으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