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도산공원의 미래는 ‘유동인구 수’가 아니라 ‘입점 브랜드’가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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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아웃도어 브랜드 까웨는 도산공원에 큰 매장을 여는 중이다. 일본의 컨템포러리 패션 브랜드 유나이티드 도쿄는 한국 첫 매장을 도산공원에 개관했다. 온러닝, 스킴스, 헬리녹스 같은 브랜드도 속속 입점하고 있다. 이들은 젊은 세대를 겨냥한 브랜드들이다.
성수동에서 본보기를 얻은 이들은 도산공원의 특성에 맞춰 변주했다. 성수동처럼 크고 화려한 팝업스토어가 아니라, 쇼룸처럼 작고 세련된 매장을 열었다. 공간을 다르게 활용한 것이다.
이 변화는 숫자로도 선명하다. 올 1분기 기준 도산공원의 상점 수는 약 1400개다. 이 가운데 옷이나 물건을 파는 소매업이 36.3%로 가장 많았다. 음식점인 외식업이 34.6%, 병원이나 미용실 같은 서비스업이 29.1%를 차지했다.
지난 5분기 동안 음식점은 감소했지만 옷가게와 서비스업은 꾸준히 증가했다. 매출로 보면 여전히 음식점이 39.8%로 가장 크다. 병원과 의료업이 27.3%, 소매업이 18.9%다. 가게 구성이 옷과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가 바꾼 상권…임대료·땅값도 움직였다
브랜드가 늘어나면 무엇이 달라질까? 임대료와 가격이다.
도산공원의 평당 임대료는 평균 46만원이다. 하지만 좋은 위치는 평당 110만원까지 간다. 같은 거리 안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핵심 자리일수록 더 많은 브랜드가 경쟁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은 한층 극적이다. 2021년 평당 2억원대에서 지난해는 3억~4억원대로 올랐다. 4년 만에 최대 69% 뛴 것이다.
100㎡ 미만 작은 땅은 큰 땅보다 최대 1.8배 높은 가격에 팔렸다. ‘핵심 자리’의 가치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성수동을 보면 이 흐름의 끝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있다. 성수동에서 음식점과 옷가게를 낸 사람들은 초기에 권리금이 적었다. 하지만 팝업과 브랜드의 성지로 뜨면서 2021년 대비 권리금은 15배에서 20배로 뛰었다. 월세도 2023년 대비 2배에서 3배로 올랐다.
지금 성수동의 큰 건물들은 개인이 아니라 대기업 패션 브랜드와 큰 식당 체인, 자산운용회사가 소유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3년에 약 317억원을 투자했고, 시몬스는 2025년에 380억원을 투자했다. 브랜드가 만드는 가치가 결국 건물 매입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홍대도 같은 길을 가고 있다. 예전에는 인디 밴드의 거리였던 홍대가 지금은 애니메이션과 피규어 문화의 중심지가 됐다. 홍대 AK플라자는 이 변화를 잘 활용했다. 2021년 연 매출 277억원에서 지난해 982억원으로 3년 반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도산공원은 서울 평균보다 2.2배 많은 사람이 지나간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들어서는 브랜드가 어떤 콘텐츠를 만드는지, 그 공간을 어떻게 기획하는지가 중요해졌다.
좋은 브랜드들이 들어오면 사람들이 찾아오고, 임대료와 건물값이 오른다. 이는 다시 새로운 브랜드의 관심으로 이어진다. 이 순환 구조의 첫 단추가 ‘브랜드’다.
상권을 읽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유동인구뿐 아니라 어떤 브랜드가 들어서 있는지, 그 브랜드가 어떤 콘텐츠를 만드는지를 봐야 한다. 도산공원이 보여주는 변화다. 상권의 시대는 유동인구의 시대에서 브랜드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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