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K코인 다단계 사기 사건의 베트남 피해자인 리타(Rita·가명) 씨는 10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KOK코인 사건의 가장 결정적이고 핵심적인 문제는 이 프로젝트가 한국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Korea)’이라는 브랜드의 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2019년부터 KOK코인을 발행한 이들 일당은 비트코인 등을 예치금으로 맡기면 스테이킹과 유사한 방식으로 매월 리워드(보상)를 받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 다른 투자자들을 데려와 예치하면 많게는 매월 수억원의 고정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다단계 마케팅도 병행했다.
2022년 들어 이같은 ‘돌려막기’ 방식의 운영이 더이상 어려워지면서 사업 모델이 무너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2019년 10월19일부터 2023년 7월2일까지 집계 결과 KOK코인 사건 피해자는 국내외 총 57만707명, 피해액은 총 2조5759억원에 달한다. 베트남에서도 피해자들이 속출했고, 리타 씨는 수년간 피해자들을 변호하는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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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들 일당들은 같은 유명 기술기업, 한국 영화와 한국산 화장품 같은 콘텐츠 제작 산업, 그리고 K-팝 분야까지 다국적 사기 행위를 위한 발판으로 이용했다”며 “대한민국 전체가 지원하는 국가 차원의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프로젝트인 것처럼 외국인들을 속였다”고 비판했다.
리타 씨는 “KOK사건은 단순한 개인 간 사기가 아니라 한국의 고위 공직자, 국회의원 및 주요 기업들의 명성까지 훼손한 초국가적 범죄”라며 “한국의 사법당국은 국제사회와 협력해 이 사건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하고, 이를 통해 한국 브랜드에 대한 대외적인 신뢰와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리타 씨는 “전세계 수만 명의 피해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범죄 조직이 은닉하거나 해외로 빼돌린 모든 자산을 끝까지 추적하고 동결하고 회수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피해자들을 위한 투명하고 실질적인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리타 씨는 “현재 주범들은 해외로 도피한 채 범죄수익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그는 “지난 수년간 대한민국 정부와 사법부는 이러한 유형의 경제범죄에 지나치게 관대했다”며 “한국의 사법당국과 관련 기관은 이같은 경제 범죄에 대해 강력한 무관용 처벌을 내려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리타 씨와의 일문일답이다.
-어떻게 KOK코인을 알게 됐나.
△2020년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국인 지인을 통해 KOK 플레이 프로젝트를 알게 됐다. 하노이와 호찌민에서 유튜브, 페이스북, 줌을 통한 라이브 방송으로 공유한 홍보 영상 등을 봤다. 이를 통해 KOK 재단이 서울에 본사를 둔 유망한 기술기업으로 영화 제작, 방송 및 K-팝 콘텐츠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고, 읽고, 들었다.
그들은 회사가 서울에 대형 상업용 건물을 소유하고 있고, 넷플릭스와 유튜브에 경쟁하기 위한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는 자료를 제공했다. 그들은 KOK 플레이가 삼성그룹 출신의 전직 고위 임원들이 관리하는 가장 강력한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이며 부산시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등과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호텔 POS 결제 시스템, 버스 카드, 라스베이거스 온라인 카지노, 골프장 사업, 나스닥 상장 계획 등도 홍보했다.
그들은 투자자들에게 KOK 플레이 앱에 자금을 예치하도록 권유했다. 백서와 프레젠테이션 자료에는 예치된 자본이 예치 시점의 달러 가치로 환산되고, 시장 변동을 피하기 위해 고정되며, 운영비용 1~3%만 내면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홍보한 대로 실행이 됐나.
△실행이 안 됐다. 실제 사업 수익 대신 그들은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 KOK 토큰으로 배당금을 지급했다. 2022년 4월 내부 경영진 갈등으로 회사는 문을 닫았고, 핵심 관계자들은 미국으로 도피했다.
남아 있던 이들은 투자자들에게 자본을 KSTADIUM(싱가포르)으로 이전하도록 강요했다. 투자자들이 이를 거부하자, 그들은 KOK 플레이를 폐쇄하고 달러 가치로 표시돼 있던 원금 투자를 7달러 가치의 KOK 토큰으로 일방적으로 전환했다. KOK 가격은 7달러에서 0.1달러로 폭락했고, 투자자들의 자산은 완전히 사라졌다. 56명의 베트남 피해자들이 입은 총 피해액은 61만5839달러에 달한다.
-KOK코인 사건이 어떤 점에서 문제라고 보나.
△이 사건은 대규모 조직적·초국가적 금융사기 범죄다. 이들은 대한민국 고위 공직자, 국회의원, 시장, 은행까지 방패막이로 이용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삼성과 같은 유명 기술기업, 영화와 한국산 화장품 같은 콘텐츠 생산 산업, 그리고 K-팝 음악 분야까지 다국적 사기 활동을 위한 발판으로 악용했다.
공범들이 첨단기술의 실체를 왜곡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정교한 사기의 도구로 전환했다. 그들은 애국심과 한국 상품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지지를 악용해,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 환경에서 이해가 부족하고 정보 업데이트가 느린 일반인들을 속였다.
더욱이 한국 언론사까지 방패막이로 이용하고 조작된 수상 경력과 인정을 활용해 프로젝트를 홍보했다. 이를 통해 대중의 신뢰를 훔치고 더 많은 돈을 투자하도록 유도했고 한국 언론의 신뢰도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가장 결정적이고 핵심적인 문제는 KOK 플레이 프로젝트가 국가적 신뢰를 훼손하고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Korea)’이라는 브랜드의 명성을 심각하게 손상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투자, 암호화폐, 블록체인 및 첨단기술 응용 분야에서 힌국 브랜드를 훼손시켰다.
-국내외 57만명(검찰 추산)이나 되는 수많은 사람들이 왜 KOK 사건의 피해자가 됐나.
△3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한국 피해자들의 애국심과 국내 프로젝트를 지원하려는 성향이다.
-베트남, 노르웨이, 독일, 캐나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태국 등 여러 나라에 거주하는 수많은 한국인 피해자들이 이 투자에 참여하고, 다른 나라에 있는 회원들에게도 함께 투자하자고 권유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들은 한국인으로서 한국의 제품이나 프로젝트를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위급 CEO들이 항상 삼성그룹의 전직 고위 임원이나 고위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경력을 내세웠다. 이것은 현지 한국인들로 하여금 그들과 프로젝트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게 만들었다.
이들은 애국심과 인도주의를 자극하는 연설도 했다. 자신이 KOK 플레이 프로젝트로 아프리카에서 자선활동을 하고 굶주리는 가난한 아이들을 구하겠다고 자랑했다.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세계적으로 확장하는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큰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둘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인 친구들과 한국 브랜드를 신뢰했다는 점이다. 미국, 캐나다, 러시아의 피해자들도 한국인들의 소개를 통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한국인 친구를 믿었고, 이후에는 한국 브랜드와 한국의 첨단기술 산업 자체를 신뢰했다. 이미 한국의 기술 제품을 좋아하고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 역시 다르지 않았다. 15년 넘게 화장품, 휴대전화, 전자제품 등 한국 브랜드를 신뢰하고 사용해 왔다. 휴대전화는 줄곧 삼성 제품만 사용했습니다. 냉장고나 에어컨을 살 때도 삼성이나 LG를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이것이 핵심적인 이유다.
교수, 고위 엔지니어,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 기술 관련 서적을 쓴 저자들, 링크드인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에서 잘 알려진 사람들이 금융사기범일 수 있다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것이 바로 제가 많은 돈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진짜 이유였다.
또한 KOK 플레이는 한때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뉴욕경찰청(NYPD) 바로 위에 대형 광고판을 설치해 한 달 동안 광고했다. 미국 최대의 광장에 있는 뉴욕경찰 본부 바로 위에서 한 달 동안 엄청난 비용을 들여 광고할 수 있는 프로젝트라면 국가적 규모를 가진 프로젝트이자 국가의 전략적 선도 프로젝트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셋째는 높은 수익과 높은 이자율 역시 많은 피해자들을 끌어들인 요인이었다. 토큰에 투자해 큰돈을 번 사람들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높은 수익 가능성을 보고 이 시장으로 몰려들었다. 부를 창출할 기회를 놓칠 것이라는 포모(FOMO·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투자 방식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성급하고 무지하게 투자 과정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사람들은 그 뒤에 숨어 있을 수 있는 사기나 폰지 사기 같은 위험을 간과했다.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쉽게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고, 빠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람들의 믿음이 한국에 대한 신뢰, 한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 지인에 대한 신뢰, 사회적 지위가 높은 인물들에 대한 신뢰, 애국심, 군중심리, 포모 등과 결합하면서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KOK 플레이로 유입됐다.
-KOK코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의 사법·수사기관이 진실을 밝혀내고 범죄자들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국내외 피해자들의 경제적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범죄 조직이 은닉하거나 해외로 빼돌린 모든 자산을 끝까지 추적해 동결하고 회수해야 한다. 그렇게 확보된 자산을 바탕으로 피해자들을 위한 투명하고 실질적인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의 사법당국은 국제사회와 협력해 이 사건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해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에 대한 대외적 신뢰와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KOK코인 사건 관련해 대한민국 정부에 제안하고 싶은 점은.
△첫째는 국제 체포영장 발부와 도피 범죄자들의 긴급 송환이다. 해외로 도피한 주요 인사들과 공범들을 인터폴 적색수배 등을 통해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 범죄인 인도 절차를 철저히 진행해 이들을 한국으로 데려와 법률에 따라 재판받게 해야 한다. 이들이 범죄수익을 이용해 해외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는 것을 영구적으로 차단하고, 법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
둘째는 분산된 자산에 대한 철저한 동결과 피해자 구제다. 범죄 조직이 전 세계에 흩어놓은 모든 자금과 USDT(테더)가 들어 있는 전자지갑, 가상자산을 철저히 추적하고 동결해 몰수해야 한다. 회수된 범죄수익을 바탕으로 한국 피해자뿐만 아니라 저와 같은 해외 피해자들도 잃어버린 자산을 되찾을 수 있도록 투명하고 공정한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는 범죄자를 비호하는 세력과 부패한 법률 전문가에 대한 무관용 수사다. 범죄자들의 더러운 돈을 방패로 삼아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활동한 법률가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정의를 짓밟고 범죄의 공범 또는 방조자로 행동한 사람들 역시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넷째는 국가 브랜드와 국민적 신뢰 회복을 위한 단호한 의지 표명이다. 첨단기술과 블록체인의 선도국가인 대한민국의 명예를 보호하고 훼손된 국제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이 사건을 묻어버려서는 안 된다. 오히려 모범적인 선례가 되는 사건으로 다뤄야 한다.
사법당국이 피해자들의 편에 서서 정의를 되찾기 위한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산산이 부서진 가정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수만 명의 무고한 시민들에게 다시 희망과 정의의 불씨를 되살려야 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2022년 당시 저는 여전히 건강한 사람이었다. KOK 사건 관련 자료를 찾기 위해 수없이 많은 고통스러운 밤을 보냈다. 가짜 피해자 단체가 퍼뜨리는 왜곡된 선전에 맞서 싸우는 힘겨운 투쟁도 했다. 한국의 공공기관들이 재판을 지연시키거나 서류를 끝없이 쌓아두는 방식으로 묻어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거의 절망에 빠졌다. 거의 2년 동안 불안, 피로, 수면이 깨진 불면의 밤 속에서 살아왔다. 결국 제 건강은 심각하게 무너졌다. 현재 저는 4기 림프종 환자다.
저뿐만 아니라 한국의 많은 다른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있다. 일부 피해자들은 울산지방법원이 이 사건을 받아들여 재판을 진행하는 것조차 보기 전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일부 피해자들은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다.
나이가 많고 몸이 쇠약한 노인들은 KOK 플레이에 퇴직금 전부를 쏟아부었다는 이유만으로 폭풍우 속을 헤치며 힘든 노동을 해야 했다.
저는 극도의 분노와 원통함을 느낀다. 피해자들이 무지 때문에 실수를 했다고 해서 이처럼 비극적인 결말을 맞을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고학력자, 박사, 교수, 엔지니어, 첨단기술 전문가라는 높은 직함을 가진 사람들이 취약하고 무지한 사람들의 삶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법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이 사건이 계속 무기한 지연된다면 저는 더이상 견딜 수 없다. 부디 권한을 가진 한국분들이 이 목소리를 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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