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 오를 때…2차전지 타고 코스닥 5.9% 상승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25포인트(2.51%) 오른 784.71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2월 들어 5.97%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의 상승률(2.08%)보다 더 가파르게 올랐다.
거래에도 힘이 붙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닥 거래량은 12거래일 연속 10억주를 넘어서고 있다. 거래대금 역시 하루 평균 9조4686억6800만원으로 전달(6조1730억6400만원)보다 53.3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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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글로벌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수요 부진 속에 중국 내 판매 가격을 6~13.5%씩 인하했다. 하지만 지난달 판매량이 6만6051대로 전월보다 18% 증가하며 전기차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명됐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바클레이즈는 테슬라의 판매량이 2030년까지 연 20%의 증가율을 보일 것이라면서 “테슬라는 전기차로 전환하는 시대에서 명백한 승리자”라고 평가했다.
전기차 업계의 성장 속에 코스닥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247540)은 이달 9만9800원에서 14만7500원으로 47.80% 올랐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가 이달 4.42% 오른 것과 대비된다.
에코프로비엠의 지주사인 에코프로(086520)는 이달 94.63% 상승하며 23만9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자회사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포항에 양극재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 제2공장을 짓는다는 증설 소식에 최근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엘앤에프(066970) 역시 2월에만 18.45% 상승하며 24만4000원을 가리키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위 안에 드는 이 3개 종목(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엘앤에프)만 해도 코스닥의 전체 상장사 시가총액 비율 대비 7.92%를 차지하는 만큼, 이들 종목이 연초 이후 코스닥 지수의 강세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외에도 2차전지 소재주로 분류되는 천보(278280) 성일하이텍(365340) 나노신소재(121600) 모두 2월 각각 7.98%, 31.61%, 52.33%씩 상승하고 있다.
◇미국도 유럽도 호재지만…과열 주의도
전기차 시장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이는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인플레이션 줄이기’란 명목으로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 점도 호재다.
미국은 인플이션 방지법(IRA) 시행을 준비 중이다. 법안의 핵심은 ‘탈중국’으로 배터리 셀을 포함해 소재와 원재료 생산까지 탈중국화를 요구하고 있다. 다음 달 세부법안이 발표되는 가운데 생산세액공제(AMPC) 혜택 범위에 따라 국내 양극재 업체들의 수혜도 달라질 전망이다.
구성중 DS투자증권 연구원은 “IRA 법안에선 AMPC 예산안의 한도 여부, 양극재의 북미생산 의무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AMPC 한도 제약이 있는 가운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가에서 양극재 가공 관련 세액공제가 허용된다면 북미 진출이 지연된 기업에 설비투자 부담 완화로 반사수혜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판 IRA인 핵심원자재법(CRMA)도 주목할만 하다. 이 법은 유럽 권역 내 조달된 원자재가 적용된 제품에 대해 보조금이 지급된다는 내용이 담길 전망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가 뒷받침하는 환경 속에 실적 역시 우상향할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비엠(247540)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무려 232.48% 증가한 3825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57.99% 늘어난 6042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엘앤에프(066970)의 올해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보다 53.96% 증가한 4098억원을, 나노신소재(121600) 역시 올해보다 54.53% 늘어난 27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증권가는 추산하고 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10년의 먹거리를 결정짓는 2차전지 모멘텀에 주목한다”면서 “IRA로 2차전지 기업들의 대규모 수주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만큼,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IRA와 CRMA의 세부 내용 및 배터리 원가 구조를 감안할 때 양극재 선호 기조는 여전할 것”이라면서도 “최근 주가 급등으로 인한 상승 여력 축소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