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은 점차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기초과학은 어렵고 낯설게만 느껴져 피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기초과학의 세계에 쉽고 재미있게 발을 들여 보자는 취지로 매주 연재 기사를 게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전국 초·중·고등학생 대상 과학 교육 프로그램인 ‘다들배움’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들과 매주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중 재밌는 내용들을 간추려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프로테아제, 리파아제, 아밀라아제….
|
효소는 쉽게 말하면 우리의 몸속에서 일을 하는 단백질이다. 생체촉매라고도 한다. 자신은 변하지 않지만 다른 것들을 변하게 한다. 가위처럼 자르는 일이나 풀처럼 붙이는 일 외에도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단백질이다. 또 가위나 풀의 모습만 봐도 그 기능을 알 수 있듯이 효소도 모양을 보면 어떤 역할을 하는 효소인지 알 수 있다. 촉매하는 반응의 종류에 따라 가수 분해 효소·산화 효소·환원 효소 등 그 종류가 매우 많으며 각각 특정한 생화학 반응에 대해 특이적으로 반응한다. 주로 술·간장·치즈 등의 식품 제조 및 소화제 등의 의약품에 이용된다.
효소는 자신이 일을 하는 환경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기도 한다. 가령 자신이 생체 내에서 활동하는 생물이 온천에 사는 생물이라면 그 효소는 열을 좀 더 잘 견딜 수 있는 모양으로 변하는 식이다.
그렇다면 효소가 왜 중요할까. 사람도 마찬가지겠지만 뭔가의 중요성을 알려면 그것이 없을 때를 생각해 보면 쉽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사유전병들은 대부분 효소를 만드는 DNA가 문제가 생겨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 말한대로 효소는 몸속에서 자르고 붙이는 등의 일을 하는데 이 효소가 없거나 고장나면 이런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대로 체내에서 신진대사가 일어나지 못하게 된다. 이 같은 경우 이상이 생긴 효소를 몸 속에 직접 주입해 주면 해당 유전병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헌터증후군(Hunter syndrome)이라는 유전성 질환이 있다. 이 병은 뮤코다당(점액다당류)류를 분해하는 ‘이두로네이트 2-설파타제(IDS)’라는 효소가 부족해 뮤코다당이 분해되지 못하고 체내에 쌓이면서 생기는 질병이다. 독특한 얼굴 생김, 신체적 특징과 성장 지연, 정신지체 등의 임상적 특징을 갖는다. 하지만 부족한 IDS 효소를 투여해 주면 증상 발현 시기를 지연시키거나 증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
그렇다면 다시 다이어트 얘기로 돌아가 효소다이어트제는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효소다이어트 신봉자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럽겠지만 효소다이어트제로는 현저한 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효소 역시 단백질이며 단백질인 만큼 소화 기전에 따라 소화가 돼 분해가 되고 모양이 망가져 일을 하기가 힘들어진다. 실제 소화 작용을 하기 전에 섭취한 효소 중 많은 양이 소화되기 때문에 설령 소화 기관까지 도달한다고 해도 소화 활동에 직접 관여하기에는 이미 양이 미미하다. 또 정상적인 사람의 몸 속에는 우리가 필요한 만큼의 소화 효소가 분비되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효소를 더 투입한다고 해도 우리가 느낄 수 있을 만큼의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유전병 등의 치료용으로 쓰이는 효소는 경구섭취가 아닌 액상으로 혈액에 바로 주입하는 형태를 띤다. 도움말=김현민 과학커뮤니케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