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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해외 인재 유치 사업인 ‘천인계획’이 대표적이다. 천인계획은 중국 정부가 2008년부터 산업 발전에 필요한 첨단기술·지식을 흡수하겠다며 세계적 학자 1000명을 지원해온 프로젝트다. 국제사회는 중국이 천인계획을 통해 산업스파이를 양산하고 각종 첨단기술을 빼간다고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호주전략정책연구소가 202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천인계획을 통해 전 세계 600곳의 연구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대대적 투자로 중국의 과학기술력은 미국을 위협할 정도가 됐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지난 4월 발표한 ‘2021년 과학기술 논문 발표·피인용 현황’에 따르면 중국의 2021년 과학기술인용색인(SCI) 논문 발표 건수는 64만1543건으로 세계 1위에 올라있다. 미국은 52만1072건으로 중국어 이어 2위에 그쳤다. 논문 피인용 횟수도 중국이 138만7605회(1위)로 미국(114만1763회)보다 앞섰다.
일본도 대학 연구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발 벗고 나선 상태다. 일본 정부는 2021년 3월 10조엔(한화 약 91조9070억원) 규모의 대학펀드 도입을 결정했다. 일본 과학기술진흥기구(JST)에 따르면 2022년 말 대학펀드 운용자산액은 총 9조9644억엔이다. 일본 정부는 연간 4.38%(약 4300억엔)의 운영 수익을 목표로 해당 펀드를 운영하고 이를 대학 연구 지원에 투자, 세계 최고의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할 계획이다. 박사 과정 학생들을 지원, 우수 연구인력을 키워내 국가 간 기술전쟁에서 승리하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반면 한국의 과학기술 투자 성과는 답보상태란 지적이 나온다. KISTEP에 따르면 SCI 논문 발표 상위 30개국 중 중국은 64만1543편으로 1위를, 한국은 8만3680편으로 12위에 그쳤다. 특히 연구논문의 영향력을 나타내는 피인용 횟수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최근 3년(2019~2021년) 연속 13~12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이공계 우수 인재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영철 한국연구재단 사무총장은 “일본은 이른바 잃어버린 30년에 대한 반성으로 대학 펀드 정책을 내놓았으며, 중국은 천인계획을 중심으로 과학기술 인재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일본이 겪은 잃어버린 30년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투자와 외국인 인재 유치 계획을 담은 과학기술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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