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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위치정보 분석업체 유나캐스트(Unacast)가 휴대폰을 포함한 각종 데이터를 이용해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7일까지 인구 이동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미국의 대표적인 대도시인 뉴욕에서 357만명이 떠나고 350만명이 이주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순유출이 7만명으로 이로 인해 뉴욕에서 340억달러의 손실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유입은 1년 내내 고르게 이뤄진 반면 유출은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지난해 3월 이후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이는 뉴욕만의 현상이 아니다.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인 레드핀(RFN)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도시에 사는 인구의 40% 이상이 온라인상에서 부동산을 검색했다. 이는 미국 전역의 2배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다. 부동산 전문업체 렌트카페(Rentcafe)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17.3%), 맨해튼(-10.8%), 시애틀(-8.5%) 보스턴(-8.3%) 등 대도시의 평균 렌트비가 전년 대비 크게 하락했다고 밝혔다. 반면 몬태나, 콜로라도, 오레곤, 메인 등의 비교적 작은 도시들의 수요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와 워싱턴 DC의 교외 지역에서는 코로나19 전에 비해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가 40% 급증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코로나19 이후의 미국 대도시 거주민의 소도시 이동의 특성은 구성 세대가 바뀌었단 점이다. 은퇴한 베이비부머가 아닌 밀레니얼 세대가 더 적극적으로 귀촌을 선택하고 있다. 비교적 원격 재택근무에 접근이 수월한 젊은 층이 대도시의 비싼 물가나 코로나19 팬데믹에 견디지 못해 한산한 교외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다.
로버트 쉬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재정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젊은 미국인들은 점점 더 낮은 생활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미국 일부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원격 근무 보편화, 소도시의 낮은 주택 가격, 보건 관념과 관련된 낮은 인구 밀도 등이 이들은 움직이는 동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노후주택 리모델링 수혜株·‘2차 도시’ 리츠 등 추천
교외로 이주하는 젊은 세대는 새집 짓기와 함께 오래된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것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않은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인 셈이다. 이에 주택건설업체, 주택건설·리모델링 협력업체, 인프라 업체,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종목이 수혜를 누리고 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주택건설업체인 센추리 커뮤니티스(CCS)는 올 초 대비 5일(현지시간)까지 32% 올랐다. 건설제품 제조업체인 루이지애나-퍼시픽(LPX)도 30.3% 상승했다. 다우존스지수가 2.9% 오른 데 비해 크게 상승한 셈이다. 교외를 포함, 미국 전 지역의 온라인 3D 홈 투어 등을 제공하는 온라인 부동산 정보업체인 질로우(ZG)는 3% 올랐는데, 이 역시 나스닥 상승률 0.2%보다 높은 수준이다.
로버트 쉬크 연구원은 “특히 LPX를 추천하는데 교외로 이동하는 주요층인 밀레니얼 세대는 신축뿐 아니라 노후한 저가 주택 구매에 집중하고 있어 리모델링 붐의 혜택을 누리기 때문”이라며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가수익배율이(PER)가 10배 정도로 저렴하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미국의 ‘2차 도시’에 있는 물량을 확보한 리츠에도 관심을 둬 볼만 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해안 지역에 집중된 대형 임대주택 리츠보다는 최근 빅테크와 금융기업들이 이전을 시작한 텍사스, 애틀랜타, 플로리다 등 남부 도시에 건물을 확보한 리츠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배당금을 3% 이상 인상한 미드아메리카 아파트먼트 커뮤니티스(MAA)가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서부 해안의 고급 아파트는 월평균 임대료가 3000달러에 육박하며 단지 내 주택이 밀집하고 있어, 입주자 이탈도 컸고 신규 입주자 모집에도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 같은 고급 멀티패밀리는 백신 접종과 함께 회복이 예상되는 반면, 최근 부상하는 2차 도시에 노출도가 있는 임대주택 리츠는 비즈니스 친화적인 주 정부 정책과 세제, 저렴한 물가 등으로 기업 이전과 인구 유입이 빨라지고 있어 성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지역은 코로나19로 강력한 도시 봉쇄를 택했던 뉴욕이나 캘리포니아와 달리 온건한 대응으로 지난해 실적 타격이 거의 없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