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10월23일 06시4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백사이트가 폐렴구균 백신 'VAX-31' 성인 임상 3상에 성공하면서 폐렴구균 백신 시장 경쟁도 심화하는 양상이다. 이번에 백사이트가 임상에 성공한 백신은 무려 31개 폐렴구균 혈청형을 예방하도록 설계한 것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백신 ‘GBP410’이 아직 출시되기 전에 31가 백신이 임상 3상 문턱을 넘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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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이트는 성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소아 및 영유아를 대상으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당장 직접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다만 양사 모두 각각 영유아용과 성인용으로 개발 범위를 넓히고 있어 향후 경쟁이 전 연령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 화이자·머크 과점…VAX-31 임상 성과에 주목
최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백신 개발사 백사이트는 최근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PCV) 후보물질인 VAX-31의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폐렴구균은 하나의 세균이지만 표면 구조에 따라 여러 혈청형으로 나뉜다. 31가 백신이란 31가지에 대한 혈청형을 모두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의미한다. 백사이트는 이 31가 백신이 폐렴구균 폐렴의 약 88%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백사이트의 폐렴구균 31가 백신 임상 3상 성공이 적잖은 의미를 갖는다고 보고 있다. 기존 백신 시장은 머크, 화이자, GSK, 사노피 등 일부 글로벌 빅파마들이 과점하는 형태기 때문에 신규 사업자가 등장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가 발간한 2025년 글로벌 백신 시장 보고서(Global Vaccine Market Report 2025)에 따르면 매출 기준으로 머크가 전체 시장의 21%를 점유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화이자가 20%, GSK가 17%로 그 뒤를 이었다. 사노피도 13%의 매출 비중을 차지해 4개 업체가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폐렴구균으로 시장을 좁혀보면 이 같은 과점 구도가 더 명확히 드러난다. 백사이트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폐렴구균 백신 시장에서 화이자의 매출 비중은 77%, 머크는 21%로 나타났다. 사실상 두 업체가 시장을 장악한 구도다.
이런 상황에서 백사이트가 31가 백신 임상 3상에 성공하며 시장이 뜨겁게 반응했다. 임상 3상 성공 소식이 알려진 지난 5일(현지시간) 백사이트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0.7% 오른 73.8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후 65달러까지 주가가 밀렸지만, 9일 다시 9.79% 반등하며 70달러 선을 회복한 상태다. 임상 결과 발표 전 주가가 50달러 선에서 머물던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주가가 높은 수준에서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백사이트는 나머지 성인 대상 3상 2건(OPUS-2·OPUS-3)의 결과를 내년 상반기 중 발표할 계획이다. OPUS-2는 VAX-31을 계절 독감백신과 동시에 접종했을 때의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OPUS-3는 기존에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한 성인을 대상으로 VAX-31의 효과를 평가하는 시험이다. 회사는 두 시험 결과가 나오면 2028년 상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생물의약품 허가신청(BLA)을 제출한다는 목표다.
GBP410 임상 3상 진행…백사이트도 영유아 임상 확대
백사이트의 성인 대상 임상 성과는 국내에서 폐렴구균 백신을 개발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에도 관심이 쏠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사노피와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후보물질 GBP410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양사의 협력은 2014년 시작됐다. 당시 SK케미칼은 사노피 파스퇴르와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의 글로벌 공동개발 및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GBP410은 2023년 6월 영유아 대상 임상 2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했고,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7년 중간 결과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GBP410은 21개 혈청형을 표적으로 하는 영유아용 백신 후보물질이다. 기존 백신보다 더 많은 혈청형을 포함해 예방 범위를 넓히는 것이 개발의 주요 목표다. 물론 당장 백사이트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동일한 시장에서 경쟁하는 구도는 아니다. 백사이트가 이번에 임상 3상에 성공한 백신 후보물질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변수는 백사이트의 영유아 대상 개발 속도다. 백사이트는 VAX-31의 영유아 대상 임상 2상도 진행하고 있으며, 2027년 상반기까지 기초 접종과 추가 접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후속 임상에 진입하고 개발을 이어간다면 성인 시장에서 시작된 경쟁이 영유아 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폐렴구균 백신 시장에서 ‘20가 이상’이라는 차별화만으로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하지만 단순히 예방 범위가 넓다고 해서 효과가 좋은 백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유행하는 혈청형을 얼마나 폭넓게 예방할 수 있는지,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입증할 수 있는지, 연령별 임상에서 충분한 효과를 확인하는지가 상업화의 관건”이라며 “혈청형 수가 많다고 해서 임상적 우월성이 자동으로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더 넓은 범위를 예방하는 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노피는 2024년 말 기존 협력 범위를 확대해 영유아와 소아, 성인을 대상으로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GBP410보다 더 많은 혈청형을 포함하는 차세대 백신을 통해 폐렴구균 예방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백사이트와 경쟁 구도로 가는 것은 맞지만, 혈청형 수가 늘어날수록 가격도 비싸지는 경향성도 눈에 띌 것”이라며 “아직 백사이트 역시 최종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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