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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찬 바람 불고 몸도 마음도 시린 요즘, 허한 마음을 달래줄 비장의 무기가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더 간절히 생각나는 허름한 식당에서 파는 따뜻한 국밥이다. 어디서나 쉽게 맛볼 수 있는 게 국밥이라지만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지치고 쓰린 속을 달래는 데 훈훈한 국밥만 한 게 또 없다.
전북 익산의 여산면에는 현지인들이 극찬하는 소머리국밥이 있다. 여산면 여산행정복지센터 앞에 자리한 ‘명가시골장터’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구수하고 진득한 소머리국밥이 그리워서인지 식당 안은 손님들로 가득했다. 뼈를 푹 우려낸 육수에 파 마늘 등 양념을 넣고 잘 삶아 낸 소머리 고기를 얹은 국밥은 진한 국물에 담백한 고기 맛이 일품이라는 게 이곳의 찾은 손님들의 평가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 그 뜨끈한 진국이 더 맛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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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는 커다란 가마솥이 하얀 김을 펄펄 날리며 끓고 있다, 소머리를 깨끗하게 손질해 기름을 걷어가며 끓인 육수다. 무엇보다 맛의 비결은 신선하고 질 좋은 100% 소머리를 정성껏 끓이는 데 있다. 뽀얀 진국이 펄펄 끓고 있는 가마솥을 보면 곰탕에 대한 믿음도 진하게 우러난다. 점심에 손님이 몰리면 수육은 일찌감치 떨어진다. 하루에 나오는 수육과 고깃국물의 양이 늘 변함없기 때문에 손님이 많으면 국물도, 수육도 일찍 동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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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소머리국밥은 좀 특이하다. 종류가 장터 소머리국밥과 소머리국밥 두 가지다. 칼칼하면서 매콤한 빨간 장터 소머리국밥은 얼큰하면서도 깔끔하고, 담백한 하얀 소머리국밥은 구수하면서도 든든하다. 해장하기에는 소머리국밥보다 장터국밥이 더 좋다. 또 국밥의 영원한 단짝 깍두기와 김치도 일품이다. 여기에 양파와 청양고추, 쌈장도 자리했다. 양념으로는 소금, 후추, 초고추장이 나온다. 초고추장은 보통 소머리 고기를 찍어 먹는다.
동행했던 일행들도 이 집의 소머리국밥 맛에 거듭 감탄했다. “지금까지 먹어본 소머리국밥 중 최고”라고 찬사까지 나왔다.
식당 벽면에는 이곳을 방문한 손님들의 낙서로 가득했다. 모두 한결같이 “맛있게 먹고 간다”라고 적었다. 이 글들을 보고 있자니 ‘역시 사람 입맛은 다 비슷하나 보다’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