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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엘팜텍 100% 자회사인 지엘파마는 현재 국내 시판 중인 90개 경구여성호르몬제 가운데 27개 품목을 제조하고 있다. 이중 국내제조 경구여성호르몬제는 총 43개 품목이다. 국내 생산 경구여성호르몬제 둘 중 하나는 지엘파마에서 만들어냈다는 얘기다.
경구여성호르몬제는 사전·사후 피임약, 남임치료보조제, 자궁내막증 치료제, 폐경기 호르몬대체요법(HRT) 등을 말한다. 이 시장은 지난 2016년까지 외국 제약사들의 독무대였다. 경구여성호르몬제의 지난 2016년 기준 허가품목 숫자는 43개였다. 이 중 해외수입 품목은 36개였고, 국내제조 품목은 7개에 불과했다. 국내 경구여성호르몬제 시장 규모는 현재 연 8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 女호르몬제 공급 불안에 CMO 공략해 성공
국내 경구여성호르몬제 시장에 지난 2017년부터 큰 변화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여성 환자 인식 변화로 경구여성호르몬제 급격히 팽창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국내 성호르몬제 허가품목 숫자도 급격히 증가했다.
지엘파마 관계자는 “예전엔 여성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면 그냥 참고 견디면서 극복했다”면서 “최근엔 여성들이 불편에 따른 삶의 질 저하를 감내하기보단 산부인과를 찾는 등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경구여성호르몬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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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경구여성호르몬제 국내 수요 증가에도 불구, 공급이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지엘파마 관계자는 “독일 바이엘 외엔 경구여성호르몬제를 생산하는 글로벌 제약사는 찾기 힘들다”면서 “바이엘은 국내 3개 제약사를 통해서만 경구여성호르몬제를 공급해왔는데, 몇 년 전부터 원료 수급 문제로 국내 공급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바이엘의 갑질 아닌 갑질이 반복되면서 경구여성호르몬제 국내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다”면서 “특히 바이엘이 계약사를 3곳으로 한정하면서, 바이엘로부터 경구여성호르몬제 공급계약을 따내지 못한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CMO에 제네릭(복제약) 위탁생산을 의뢰하는 등 생산 수요가 급증했다”고 부연했다.
지엘파마는 이 같은 경구여성호르몬제 시장 수요를 간파하고 호르몬제 제네릭 개량을 통해 국내 생산 공급을 개시했다. 이 과정에서 지엘파마는 이탈리아 등 유럽에 위치한 호르몬제 원료의약품(API) 공급사와 직접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엘파마 관계자는 “기존 해외제약사와 달리 국내 생산을 통해 원활하게 경구여성호르몬제를 공급하게 되면서 고객사가 빠르게 증가했다”면서 “또 약가 면에서도 수입약보단 유리해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 CMO에서 국내 CMO로 노선을 변경하면서 외형 확대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지엘파마의 경구여성호르몬제 누적 허가 품목 숫자는 2017년 2개 → 2018년 5개 → 2019년 16개 → 2020년 19개 → 지난해 26개 → 올해 30개(예정) 순으로 증가했다. 그 결과, 광동제약, 다산제약, 조아제약, 유한양행, 태극제약, 한화제약, 동아제약, 메디톡스, 일동제약, 삼성제약, 성원애드콕제약, 동성제약, 동구바이오제약, 라이트팜텍, 더유제약, 경동제약 등 제약사들이 지엘파마를 통해 경구여성호르몬제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 품목확대, 직접판매, 해외 진출... 퀀텀점프 노려
지엘파마는 향후 몇 년간 허가품목 확대로 고속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지엘파마는 지난 2일 바이엘의 ‘야즈정’에 대한 국내 최초 제네릭 생산 품목허가를 취득했다. 야즈정은 국내 1위 사전피임약이다. 이 약은 지난해 19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현대약품의 사후피임약 ‘엘라원’, 바이엘의 난임치료보조제 ‘프로기노바’, 바이엘의 자궁내막증 치료제 ‘비잔’ 등의 제네릭이 오는 3분기 내 품목허가가 예상된다.
지엘파마는 CMO에 그치지 않고 경구여성호르몬제 직접 판매 확대 계획도 세우고 있다. 지엘파마 관계자는 “CMO는 약이 100원이면 실제 매출은 20~30원”이라면서 “하지만 우리가 만들어 팔면 100원 모두 매출로 잡힌다”고 말했다. 이어 “마케팅 확대를 통해 직판 약을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엘파마는 ‘지엘팜텍(연구개발) → 지엘파마(생산)→ 판매대행조직(영업)’으로 이어지는 일원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실제 일부 전문의약품들은 지엘파마가 직접 생산, 영업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해외 진출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그는 “동남아 시장은 실사없이도 바로 진출이 가능하다”면서 “이후 중국과 일본 시장 진출을 타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은 호르몬제 시장 규모만 1조원”이라고 강조했다.
지엘파마 관계자는 “기존 오리지널 제제는 너무 비싸다”면서 “우리는 값싸면서도 동등한 효능을 주는 제네릭을 시장에 공급해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처방 선택권을 늘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지엘팜텍이 지난 2018년 지엘파마(구 크라운제약) 인수하고 2019년부터 경구여성호르몬제 CMO에 뛰어들어 올해로 4년차”라면서 “3년 만에 이룬 성과에 주목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엘팜텍은 지난해 매출액 124억원, 영업손실 27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