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미디어그룹 ㈜봄바람의 김상아(45) 공동 대표는 ‘여행’ 예찬론자다. 여행을 통해 쌓은 다양한 경험들이 직원 개개인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이라고 확신한다.
김 대표가 정기적으로 직원들이 해외여행을 갈 수 있게 파격적인 지원제도를 도입한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다. 이 회사는 3년 근속한 직원들에게는 2주간의 휴가와 200만원의 여행비를 제공한다. 6년 근속하면 1개월간의 안식월과 여행비 300만원을 선사한다.
단 조건이 있다. 반드시 해외여행을 다녀와야 하고 여행에서 얻은 경험을 직원들과 공유해야 한다. 김 대표는 “여행을 통해 달콤한 휴식을 취하면서도 새로운 시각에서 업무를 바라볼 수 있는 창의력을 키우게 된다”며 “직원들의 여행을 지원하는 것은 보상차원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밑지지 않는 투자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회사 창립 10주년을 맞이해 10년 근속한 직원들에겐 한달 간 휴가에 해외여행 경비 50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매년 회사 전체 직원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해외에서 3박4일 일정으로 여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올 초에는 마카오에서 이미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전에는 일본, 홍콩, 중국 등에서 돌아가며 워크숍 행사를 가졌다.
㈜봄바람은 브랜드의 본질을 파악, 재미있고 쉬운 이야기로 재창조해 인터렉티브 디지털 미디어, 인쇄물, 공간 경험, 전시회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소통하는 종합 브랜드 스토리텔링 미디어그룹이다. 직원 15명 가량의 작은 규모의 회사가 이처럼 방대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사례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0억원 수준이다.
박기영(41) 공동 대표는 “직원들이 한 분야만 담당하지 않고 모두 멀티로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규모와 관계없이 다양한 사업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막강한 외부 전문가 네트워킹이 성공적인 사업 다양화의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봄바람과 파트너 계약을 맺고 사업을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는 외부 업체는 20여 개사가 넘는다.
모든 직원을 최고의 프로로 키워내기 위해 이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제도도 독특하다. 봄바람 직원들은 새해가 시작될 때마다 1년 동안 각자가 몰입하고 탐구하고 싶어하는 영역을 선택해야 한다.
예컨대 매거진을 탐구영역으로 정한 한 직원은 세계 주요 매거진을 1년 동안 샅샅히 분석해 전체 직원들에게 연말에 소개할 예정이다. 인쇄 매커니즘에 대해 깊게 파고들고자 하는 또 다른 직원은 인쇄의 제본, 출판, 가공방식 등 인쇄에 관한 모든 것을 외부 기관에서 교육을 받고 직원들과 내용을 공유하게 된다.
|
김 대표는 “봄바람을 성장시키는 에너지는 개개인의 열정과 스토리에서 나온다”며 “이를 위해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만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자기만의 깊은 우물과 뿌리를 가질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런 과정을 거쳐 모든 직원들이 각자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 수준에 오르게 되면 개인별로 책을 출판할 수 있도록 회사가 도와줄 계획이다. 모든 직원이 각자 최소 1권 이상의 저서를 갖게 되는 셈이다.
매월 하루는 ‘소울데이’를 운영하며 모든 직원이 회사 업무에서 벗어나 외부에서 단체 탐구활동을 벌이는 것도 이색적이다. 매일하는 일상 업무에서 한 발 떨어져 낯선 경험을 전 직원이 함께 공유하려는 의도에서다.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경험을 통해 깊이 생각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것은 물론 직원들 간 팀워크를 강화하는 데 그만”이라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얼마 전에는 하루종일 전 직원이 만화방에 머물면서 만화와 그림소설을 보면서 지내기도 했다. 저녁에는 직원끼리 식사를 하면서 각자 본 만화를 그림으로 소개해서 맞추는 퀴즈쇼를 하면서 팀워크를 다졌다. 하루종일 영화관람이나 박물관 견학, 전시회 방문 등을 하기도 한다.
소울데이를 실시할 장소와 날짜 등 모든 결정은 대리, 주임 등 주니어들이 한다. 이날 하루 만큼은 젊은 직원들이 회사의 운영권한을 온전하게 행사하는 것이다.
봄바람에서는 직함이 없다. 대신 바람, 그림, 빙고, 종이, 숲 등의 별명으로 서로를 부른다. 예컨대 직원들은 김 대표는 바람, 박 대표는 그림으로 호칭한다. 직함 대신 별명으로 호칭하는 기업문화는 ‘소통’ 을 위해서 도입했다. 김 대표는 “개인의 정체성과 이야기가 녹여진 별명으로 서로를 부르는 것은 스토리텔링 회사의 특성에 가장 어울리는 기업문화”라며 “대표에서부터 막내사원까지 직원 모두가 수평적인 관계로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펀(Fun) 경영이 대부분 회사에서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는 원인도 ‘소통의 부재’에서 찾았다. 회사와 직원간 매끄러운 소통이 없으니 직원들이 행복한 직장생활을 위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회사가 알 길이 없다는 것이다. 이어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회사는 예외 없이 상명하복과 수동적인 기업문화를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펀(Fun)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게 된 배경이나 동기는…
- 가장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쏟는 직장에서 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얼마나 불행해지겠느냐. 회사는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회사가 수익을 많이 내더라도 직원들이 불행한 회사는 이미 존재 의미를 상실한 것이다. 평소 ‘행복은 지금 여기(Now here, No where)에 있다’는 말을 되새기며 세상에서 직원들이 가장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을 최우선 경영목표로 삼고 있다.(김대표)
△펀 경영의 성공 요건은 무엇인가…
-직원들이 일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면서 몰입하는 가운데 스스로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회사가 배려를 해줘야 한다. 그러려면 함께 일하는 사람들끼리는 물론 회사와 직원간에도 무한한 신뢰와 존중을 해야한다. 이 사람들과 일할 수 있다면 땅만 파도 즐겁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서로 깊은 유대감이 자리해야 한다.(박대표)
△경영자로서 미래에 꼭 이루고자 하는 중장기적 목표는…
-30~40년이 흘러 현재의 직원들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됐을 때, (주)봄바람에서의 직장생활을 인생 최고의 즐거운 시절로 회고할 수 있다면 더이상 바랄게 없다. 직장생활을 행복해하는 직원들이 늙어 정년 은퇴를 할 때까지, 다같이 회사를 지속 성장시키면서 한평생 보내고 싶은 게 바람이다.(김대표)





![[그해 오늘] “신변보호 소용없었다”…배관 타고 6층 오른 스토킹 살해범](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6/PS26061100001t.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