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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지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경제정책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3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 회의에서 “소상공인이 위기를 극복하고 재기할 수 있도록 도움이 절실한 소상공인을 충분히 지원하는 한편 현금 살포와 같은 미봉책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항구적인 대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소상공인 측에서도 ‘목돈 마련 지원’과 같은 구조적인 대책을 건의하고 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소상공인에게도 대출 상환지원뿐 아니라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며 “긴급한 상황에서 저금리 대출을 통한 유동성 지원과 동시에 소상공인이 앞으로 대출금을 갚을 수 있도록 목돈 마련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요청하는 것은 ‘청년도약계좌’와 같은 자산형성 지원 상품이다. 청년도약계좌는 연소득 7500만원 이하의 19~34세 청년이 5년간 매월 70만원을 넣으면 약 5000만원을 모을 수 있는 정책금융 상품이다. 최고금리 6%로, 만기 해지 시 은행금리에 비과세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대표적인 청년 자산형성 적금으로 꼽힌다.
소상공인연합회가 목돈마련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대출 만기연장이나 이자감면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5대 은행이 강준현 의원실에 제출한 개인사업자대출119 프로그램 지원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지원실적은 1조 2431억원으로 지난 2022년 연간 지원실적(1조 3695억원)과 맞먹었다. 은행이 개인사업자대출을 이용하는 차주에 대해 만기연장, 이자감면, 대환대출 등을 통해 부담을 덜어주고 있지만 소상공인 대출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보증기관 대위변제금액이 급증하는 등 기존 지원책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특히 소상공인은 ‘제2금융권’의 지원책도 필요하다고 본다. 소상공인들은 보험약관대출 금리 인하 등을 정치권, 금융업계에 건의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에 가입한 소상공인들이 약관대출을 받는데 금리가 너무 높다는 민원이 많다”며 “보험약관대출 금리가 높다 보니 아예 보험을 해지하는 상황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개인과 사회의 안전망 지원이라는 보험업의 본질상 약관대출 금리 인하 등을 통해 보험 해지를 막아야 한다는 게 소상공인 측의 주장이다.
은행권에서도 소상공인의 사업주기별 금융서비스 수요를 고려해 지원정책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신상희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상생 그 이상, 소호의 금융니즈를 캐치하라’는 보고서를 통해 “은행의 상생금융 노력에도 소호의 금융거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대면 서비스 편의성 제공, 자금관리 지원 등 맞춤형 금융상품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책자금 추천, 사업주기별 자금 컨설팅 및 대출과 같이 은행이 전문성을 갖춘 금융 플랫폼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주요 은행들도 내년 사업계획서 작성 시 ‘소호’를 핵심 고객군으로 설정하고 관련 상품·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선(先)정산 대출인 ‘KB셀러론’ 신규 가입 셀러를 대상으로 대출금액 1억원까지 발생한 이자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소상공인 보증서대출, 신용대출 신규 가입 소상공인에 대한 보증료 및 대출이자도 지원 중이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사장님 부동산 담보대출’을 출시해 매일 1000건 이상의 대출 신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내년에는 개인사업자 사장님을 위한 담보 종류의 폭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