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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엔화 가치는 2015년 이후 8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19일 오전 100엔당 원화 환율은 897.49원까지 하락했다가 오후에는 90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앞으로 엔화 약소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다수 금융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19일 하나투어 등 시중 여행사에 따르면 낮은 환율 등으로 여행경비 부담이 줄어들면서 일본 여행상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참좋은여행은 7~8월 출발하는 일본 패키지 여행상품의 예약이 대부분 마감됐다. 6~8월 홋카이도 전세기 상품 판매가 75% 정도 끝났고, 곧 준비한 좌석도 매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두투어 역시 6월 한 달간 일본 여행상품 예약 건수가 전월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날이 더워지면서 오사카에서 홋카이도로 선호 여행지가 바뀌었을 뿐, 일본 여행상품 수요는 더 늘어났다는 게 여행사 측 설명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일본이 인기 여행지 1위 자리도 충분히 넘볼 수 있다는 게 여행업계의 관측이다. 실제로 7~8월 출발하는 하나투어의 해외여행 예약 비중은 베트남(19.9%)이 일본(18.2%)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하지만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 여행의 ‘가성비’가 더 좋아진다면 순위는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환율 영향으로 출발일이 다가올수록 일본 여행상품의 인기는 지금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환율이 내려가자 일본 여행객 중 쇼핑 등을 위해 환전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일본여행 커뮤니티나 카페 등에는 “얼마 전 932원일 때 10만원을 환전했는데 계속 환율이 내려가서 더 환전을 안 할 수가 없다.”, “계속 환전하고 있는데 900원마저 깨지는 것을 보고 또 환전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낮은 항공권 가격도 일본 여행 열풍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일본 노선은 국내 노선과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간 상태다. 항공권 플랫폼 스카이스캐너에서 검색한 결과 여름 성수기인 7월 29일 출발하는 2박 3일 김포~제주 노선 왕복 항공권 최저가는 20만 9000원이었으나, 같은 기간 김포~후쿠오카 항공권 최저가는 21만 7400원으로 1만원도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일본 여행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양국 간 우호·협력 분위기로 항공 좌석 공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데다 엔화도 당분간 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윤우 모두투어 홍보마케팅부 매니저는 “성수기인 7월 29일에 출발하는 홋카이도 패키지 상품의 경우 가격은 20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임에도 이미 매진됐을 만큼 일본 여행이 인기”라며 “지역별로 테마여행, 고급화 등 상품 다각화로 여행 수요 증대에 발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