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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스팩 광풍도 한풀 꺾였다…스팩지수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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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기자I 2021.06.02 00:04:00

IPOX 스팩 지수 3월 이후 급락…23%↓
연초까지만 해도 S&P500 수익률 웃돌아
美 신규 IPO 450개 중 248개가 스팩
"거품 붕괴 우려 커지면서 스팩 인기 시들"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지난해부터 투자 광풍이 불었던 미국 스팩 시장도 최근 위축되는 모습이다. 높은 변동성에 스팩 상장도 급감했고, 미국 감독당국의 경고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1일 증시분석업체 IPOX슈스터에 따르면 IPOX 스팩 지수는 이날 기준 720.94를 기록해 지난 2월 중순(940선) 대비 23%나 하락했다. 작년 7월 500선에서 2월 940선까지 90% 가까이 뛰었으나 3월 이후 800선이 무너지며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IPOX 스팩 지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대비 매우 우수한 수익률을 시현하면서 시장 관심이 집중됐었다. 실제 작년 7월부터 2월 말까지 S&P500 상승률은 23%(2020년 6월 30일 3100.29→2021년 2월 26일 3811.15) 수준으로 IPOX 스팩 지수가 큰 폭으로 웃돌았다.

김선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그동안 스팩을 통한 역합병은 기업공개(IPO)를 하지 못하는 기업들의 자본 조달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되면서 IPO와 직접상장 대비 관심이 저조했었다”며 “그러나 헤지펀드 거물인 빌 애크먼, 트럼프 대통령의 전 경제자문 게리 콘 등 유명인사들도 스팩 스폰서로 활동하면서 시장에서 관심이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초저금리 환경 심화와 코로나19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로 스팩을 통해 상장하려는 기업의 수요가 맞물리면서 열풍이 불었다. 실제 미국 시장에서 2018년 46개, 2019년 59개를 기록한 스팩 상장이 2020년 248개로 급증했다.

2020년 미국 시장의 신규 IPO 합계 450개 가운데 248개, 공모자금 합계 1793억달러 중 833억달러가 스팩이 기록한 시장 규모로 기업수와 공모자금 모두 전체 시장의 50% 전후의 비중을 기록했다.

올해 3월 누적 기준 274개의 스팩이 상장했고, 스팩 공모 자금 역시 작년 연간 833억달러에서 3월 887억 달러로 작년 연간 규모를 추월했다. 하지만 3월 이후로는 거품 붕괴 우려가 커지면서 스팩 인기가 시들해졌다. 실제 월간으로 3월 109건이었던 스팩의 상장이 4월 10건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스팩 시장의 과열 우려는 껍데기가 과도하게 크고 많다는 점도 있지만, 알맹이의 본질 가치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며 “콘셉트만 있고 실체는 없는 기업들이 너도나도 스팩을 통한 증시 상장을 추진하면서 거품 경고가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천국 프루팅글로벌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미 증권거래 위원회(SEC)의 규제도 스팩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주요 파이프 투자자들은 스팩 시장에 대한 투자를 하나둘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SEC은 3월 유명인에 현혹된 ‘묻지마’ 스팩 투자에 대한 주의를 당부한 발표 이후, 4월 13일 스팩의 대차대조표에서 자본으로 분류되는 신주인수권(워런트)을 특정 상황에서는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고 회계지침을 변경했다.

신주인수권은 그간 초기 투자자들 사이에서 스팩이 목표한 회사와 합병한 뒤 주가가 오르면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더 사들여 수익을 낼 수 있는 수익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관련 규제가 강화되자 투자자들은 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최근 ‘심플리파이 홀딩스’가 20억달러 규모의 새로운 기업 상장을 시도했지만 파이프 투자자들인 은행, 뮤추얼 펀드, 헤지펀드 등이 투자에 참여하는 것을 주저하며 투자유치에 실패했다.

신 애널리스트는 “현재 스팩 기업의 가치 불확실성과 가격 거품에 대한 경고음이 지속적으로 들리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스팩 투자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후발 투자자의 손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스팩의 공모 상장에 참여한 초기 투자자들은 원금이 보장되지만 이후 유입된 투자자들은 주가 등락에 손익이 연동되기 때문이다.

프루팅글로벌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4월 사이에 스팩 상장한 기술 스타트업 44곳의 주가는 상장 이후 17일까지 평균 12.6% 하락했고, 미 실리콘밸리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스팩 상장한 기업의 절반이 실적 목표치를 충족하지 못했으며 42%는 상장 첫해 매출이 직전 연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9년 1월부터 2020년 6월 중 나스닥 지수는 30%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인수합병(M&A)에 성공한 스팩의 주가는 M&A 이후 6개월래 평균적으로 12% 하락했다.

김선경 연구원은 “최근 몇 개월간 스팩은 확장적 재정·통화정책과 이에 따른 증시 호조 등으로 매력적인 투자처였으나, 투자자들은 스팩에 대해 보다 선별적 접근이 요구된다”며 “증시가 다시 정상상태로 회귀할 경우 스팩 시장의 축소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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