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총장 측은 이날 오전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사전투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소는 부친이 거주하는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투표소를 찾을 예정이다.
사실상 검찰총장 사퇴 이후 첫 행보로,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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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어느 일반인이 자기가 어디 가서 누굴 모시고 사전투표를 한다고 기자들에게 알리겠는가”라며 “예사롭지 않은 게 아니라 정치 선언한 것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별의 순간은 순간이고 검증의 시간은 길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이 대권 주자로서) 혜성 같이 나타났다. 그런데 혜성 같이 나타나면 혜성 같이 사라질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준비해서 행성, 지구라고 하는 행성, 대한민국이라고 우리가 발붙이고 살아야 할 땅, 어떻게 이끌고 나갈지에 대한 자기 계획과 비전을 밝혀야 한다”며 “그거 밝히지 않고 사전투표 하는 장소나 공지하고 있으면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또 “대통령 선거 1년도 안 남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선거 나갈 것 같은 사람, 나가겠다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을 위한 교육 경제 문화 정치 외교 안보 국방 등등에 대한 자기 생각을 얘기하지 않고 폼 나는 이야기, 그럴싸한 이야기, 모호한 표현, 그리고 그런 행보로만 인기만 얻으려고 하면 그것은 권력을 탐할 뿐이지 그 권력을 가지고 세상을 바꾸거나 국민을 편안하게 만드는 정치인의 책임, 이런 것은 보이고 있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 친구(페친)의 글로 윤 전 총장의 사전투표를 비판했다.
최 대표가 페이스북에 공유한 페친의 글은 “윤석열 개인의 홍보를 맡고 있는 조선일보라는 홍보대행업체가 윤석열 보도자료를 냈다”며 “조선일보를 언론이라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홍보대행업체가 맞다. 국민에게 짐이 되는 정당의 선전 선동 업무를 대행하기도 한다”는 내용이다. 조선일보는 전날 윤 전 총장의 사전투표를 ‘단독’으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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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후보는 “투표는 어차피 해야 되는 건데, 국민께서 지난번 부정선거 의혹 때문에 사전투표를 망설이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 아마 그런 걸 의식해서 새롭게 부정선거 가능성을 많이 낮추는 조치를 했으니 신뢰해달라는 (취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야권에 힘을 실어준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투표하는 것 자체가 야권에 힘을 실어준다고 해석하는 건 너무, 글쎄”라며 말을 아꼈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이었을 당시엔 선거 당일 집 근처 투표소를 찾았다. 그러나 이번엔 사전투표에 참여하면서 국민의힘이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것에 발 맞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전날 아침 ‘이번 보궐선거 왜 하죠?’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사전투표 참여를 외쳤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7 보궐선거에 투표하는 것은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이 사전투표 전후 현직 간부급 검사의 공개 비판에 대해 입장을 내놓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박철완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은 윤 전 총장이 조선일보를 통해 ‘반격’이나 ‘바뀐다’라는 표현으로 투표를 독려한 데 대해 “전직 총장이 어느 한 진영에 참여하는 정치활동은 아무리 생각해도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과 모순돼 보인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후배 검사의 첫 공개 비판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한 명의 시민으로 사전투표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