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그린벨트 해제에서 실제 주택 공급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지자체 협의와 토지보상 등 산적한 사업 지연 요인을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실효성을 가를 핵심 과제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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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가 공공택지지구 발표 시점과 관련해 “행정절차를 최대한 서둘러 이르면 9월 말이나 10월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심은 서울 물량이 얼마나 포함될지에 쏠린다. 정부가 앞서 발표한 8·13 공급대책에서 서울 신규 택지는 강서구 염창근린공원 훼손지(1000가구)에 그쳤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강남구 세곡·자곡동, 수서차량기지 일대,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 등 과거 거론됐던 그린벨트 지역들이 추가 후보지로 유력하게 꼽힌다.
과거 집값 불안기에도 그린벨트는 대규모 공급의 ‘단골 해결사’였다. 이명박 정부는 2009년 강남 세곡, 서초 우면, 고양 원흥, 하남 미사 등 4곳을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로 지정하며 그린벨트 34㎢를 풀어 32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당시엔 지구 지정과 계획 수립 절차를 파격적으로 압축해 강남 세곡 등 일부 지역에서는 사업 발표 후 불과 2년 만인 2011년부터 조기 입주가 시작되는 등 빠른 공급 효과를 거뒀다.
정부 역시 이번 대책에서 강력한 ‘속도전’을 예고했다. 3기 신도시가 후보지 발표부터 첫 착공까지 평균 68개월이 걸렸던 점을 감안해 전략환경영향평가 간소화 및 인허가·보상 절차 병행을 통해 이를 37개월까지 단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다. 최근 추진된 신규택지 중 속도가 가장 빠른 인천 계양조차 2018년 12월 후보지 발표 후 첫 입주(올해 12월 예정)까지 8년이 소요됐다.
주민 권리의식 높아져…지자체 반대도 걸림돌
전문가들은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과 현재의 사업 여건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 의식이 강해졌고 환경·교통 등 개발 과정에서 조율해야 할 이해관계가 훨씬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심형석 법무법인조율 수석전문위원은 “과거와 달리 주민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지면서 보상 수준이나 개발 방식을 둘러싼 요구가 훨씬 구체화됐다”며 “15~20년 전의 밀어붙이기식 사업 추진은 불가능한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사업 초기 단계의 지자체·주민 갈등은 사업을 기약 없이 지연시키는 최대 걸림돌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발표된 태릉CC 부지 개발이 주민과 지자체 반발로 수년째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서울시 역시 최근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공급 발표에 대해 사전 협의 부족 문제를 지속 제기하고 있는 만큼 구체적 후보지 선정 단계부터 긴밀한 조율이 필수적이다.
심 위원은 “주민 반대가 거세면 지자체도 사업에 동조하기 어렵다”며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발표부터 강행할 경우 후속 갈등으로 인해 사업 자체가 장기 파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토지보상 절차 역시 속도전을 가로막는 주요 변수다. 정부가 2024년 11월, 12년 만에 대규모 그린벨트 해제 방침을 밝혔던 서초구 서리풀지구(2만가구)의 경우 토지조사 단계부터 마찰이 불거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6월 기본조사를 위한 토지 출입을 통지하자 약 500명 규모의 토지주들로 구성된 보상대책위는 50년간 그린벨트로 묶였던 재산권 불이익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재정착 대책을 요구하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행정절차 단축도 필요하지만 절차를 줄인다고 해서 주민 반대나 보상 갈등까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린벨트 해제 자체보다 발표 이후의 갈등 관리 능력이 사업 속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난개발 방지를 위한 교통망 확충과 자족기능 확보도 과제로 꼽힌다. 김 소장은 “물량 공급에만 치물해 상업·업무 용지를 지나치게 줄이면 결국 서울 주요 지역 의존도만 높이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한다”며 “교통대책과 일자리 기반이 함께 들어서야 공급의 질이 담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린벨트 해제 발표와 실제 입주 사이의 긴 시차 탓에 당장 집값 안정으로 직결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은 여러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신규 택지 발표가 미래 물량에 대한 신호는 될 수 있어도 시장이 체감하는 완성된 입주 물량으로 이어지기 전까지는 가격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8/PS26081800021.jpg)





